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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철새떼’
서산 천수만·군산 금강 하구 가보니…
群舞 보러 年10만~80만명 관광객 찾아
지자체도 “지역경제 도움” 수백억 투자

18일 오후 충남 서산 간월도(看月島)의 해산물 요리 전문점. 40평 가까운 홀에 손님이 가득하다. 일손이 달리는지 주인 김운용(68)씨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철새 따라 손님들도 몰린다니까. 요즘이 연중 최고 대목이여….”

천수만 하구의 간월도에는 요즘 철새 관광객들이 몰린다. 수만 마리 가창오리 떼의 군무(群舞)를 보려는 인파다. 원래 이곳은 고려 말, 조선 초기 명성을 떨친 무학대사가 도를 깨우쳤다는 간월암(看月庵)과 어리굴젓으로 유명했던 곳이다.

그런데 지금은 어리굴젓 못지않게 철새로 더 유명해졌다. 2002년부터 천수만에서 ‘세계 철새 기행전’이 열리기 시작하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숙박업소와 음식점 주인들에 따르면 이 지역 업소의 연간 매출 가운데 40%가 11월부터 1월 사이에 나온다. 한마디로 ‘철새 경기’를 타는 것이다.

▲ 충남 서산시 천수만 갈대밭 위의 기러기 떼. 올 겨울에도 기러기와 가창오리의 군무를 보기 위해 10만여명의 탐조객이 이곳을 찾을 전망이다/천수만=이종렬객원기자
2002년 이후 누적 관광객이 30만명. 올 겨울에는 10만명이 방문해 45억원 이상을 풀어놓고 갈 것으로 전망된다. 철새가 인기를 끌자 서산시는 아예 2007년 말까지 780억원을 투자해 간월도 일대 4만5000평을 철새관광단지로 본격 개발할 계획도 세웠다.

서산 못지않게 ‘철새 경제’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곳이 전북 군산시다. 천수만, 주남 저수지와 더불어 국내 최대의 철새도래지인 금강 하구에서 열리는 ‘군산 철새 축제’에는 매년 6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모인다.

군산시는 금강 철새 축제를 위해 금강 하구 둑 인근에 56m 높이의 철새 조망대와 탐조 회랑(回廊)을 짓고 철새 생태 체험관, 조류공원, 부화 체험장도 만들었다. 여기에 쓰인 돈이 103억원이다. 17일 개막한 올해 축제에는 총 5억4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이렇게 지난 3년간 투자한 돈이 150억원이 넘는다.

철새 행사로 거둬들이는 수입이라고 해봐야 조망대 입장료가 전부. 매년 막대한 적자가 나지만 군산시는 주저 없이 돈을 쏟아 붓고 있다. 철새 관광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군산시 철새생태관리사무소 김미숙씨는 “올해 철새축제 방문객은 80만명, 지역 경제 활성화의 효과는 200억원이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금강 하구에 모이는 철새의 수를 60만마리로 보면, 철새 1마리당 3만3300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셈이다.


이에 비해 주남 저수지를 끼고 있는 창원시는 아직 철새의 덕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 주남 저수지는 천수만과 금강 하구와 더불어 국내 최대의 철새 도래지다. 2002년 100억원을 투자해 철새관광 시설을 만들려고 계획했었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 서산과 군산에 선수를 뺏기고 말았다.

창원시는 뒤늦게나마 내달 23일 ‘제1회 주남 철새 탐조 축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철새 경제’에 뛰어들었다. 창원시 환경계획과 김종필 계장은 “주남 철새 탐조축제는 멀리 떨어져서 쌍안경으로 철새를 관찰해야 하는 서산이나 군산과 달리 바로 눈앞에서 철새를 관찰할 수 있어 훨씬 생생한 철새 체험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창원시는 이번 행사에 3억원을 투자해 임시로 철새 생태관과 철새 관찰 시설을 만들었다.

매년 소규모의 철새탐조 행사를 펼쳐온 강원도 철원군도 올해는 ‘공격적’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를 통해 관광객 모집에 나섰고 군 예산으로 ‘철새탐조대’도 설치해 관광객이 추위에 떨지 않고 편하게 철새를 관찰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할 계획이다.

철원군청 관광경제과 김승규 계장은 “작년에는 탐조인원이 1500여 명에 불과했다”며 “앞으로 철새 축제를 철원의 대표적 관광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서산, 군산=정철환기자 plomat@chosun.com
입력 : 2006.11.21 00:30 28' / 수정 : 2006.11.21 00:31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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