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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파가 나옵니다. 폭발입니다”
‘北 핵실험 첫 감지’ 대전 지질자원硏 지진연구센터
센터장, 청와대에 “핵실험 실시” 즉각보고
연구원 7명이 24시간 감시시스템 운영

지진파 포착 이후 감시실은 순식간에 20여 명의 연구원으로 가득 찼다. 핵심 관계자들은 빗발치는 문의 전화에 때론 운전 중, 때론 다른 사무실에 있다고 둘러대면서 컴퓨터에 잡힌 지진파 분석에 열중했다. 연구센터는 또 다른 실험의 징후가 있는지, 진원지와 폭발 규모를 좀더 정확하게 계산해 내기 위해 24시간 감시체제를 계속 운영 중이다.

자연 지진과 핵실험으로 발생한 지진파는 특성부터 다르다. 연구센터 제일영 박사는 자연 지진파와 핵실험과 같은 인공적인 충격에 의한 지진파를 한눈에 식별해 낼 수 있는 전문가다. 추석 연휴 기간 중에도 1주일째 눈이 빠져라 모니터를 지켜보던 그에게 이 지진파는 의심할 여지없이 ‘뭔가가 터졌다’는 것을 의미했다.

첫 보고 이후 연구센터 감시실 내부엔 정보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리히터 진도 3.58’ ‘진도로 추정한 폭발 규모 TNT 550톤’ ‘위도 40.81, 경도 129.10’ ‘진원지는 함경북도 화대군에서 길주 방향 15.4㎞’….

북한의 핵실험을 주시하며 밤을 지새운 연구원들은 피로에 지쳤지만 이 순간만큼은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마침내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 속에 ‘제발 일어나지 않길 바라던 일’이 정말 일어났다는 감회도 섞여 있었다.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헌철 지진연구센터장이 9일 북한의 핵실험 직후 강원도 철원·원주 등에서 감지된 지진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과학기술부 산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는 24시간 북한의 핵 동향을 파악하는 곳이다. 감시는 1996년 9월 우리나라가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에 가입함에 따라 지질자원연구원이 상시적으로 해온 것이다.

하지만 일상적이던 업무는 지난 7월 5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유엔의 대북 결의안 채택 이후 북한이 현실적으로 핵실험을 강행할 개연성이 높아지면서 달라졌다. 감시 수위가 확 높아진 것이다.

때문에 15명의 연구원 중 평소 4~5명이 24시간 핵실험 감시 업무를 담당해 왔지만 최근 북한의 핵실험이 임박하면서 감시 인원이 7명으로 늘었다. 연구센터 이범규 박사는 “추석 연휴 기간에도 계속 밤샘 감시를 해왔다”며 “오늘로 예상했기 때문에 비교적 담담하게 대응할 수 있었지만 보도 후 전화가 빗발쳐 그 후엔 조금 어수선했다”고 말했다.

이 연구소에는 최근 대학에서 지질학 등을 전공한 병사 6명이 파견되기도 했다. 국방부가 북한 핵실험 밀착 감시를 위해 ‘보충인력’을 보낸 것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에 있지만 북한의 핵실험 감시활동은 강원 원주지진관측소(KSRS)와 경기 김포시, 인천 백령도, 강원 철원군과 고성군 간성읍 등에 위치한 관측소가 맡고 있다.

강원도 철원과 간성 등에는 지진파 측정 장비와 공중음파관측 장비까지 보유, 지상의 음파(소리)와 지하의 지진파를 동시에 관측하기도 하며 최근엔 휴전선 부근에 관측소를 설치해 북핵 동향을 밀착 감시하고 있다.

이영완기자 ywlee@chosun.com
안준호기자 libai@chosun.com
사진=전재홍기자 jhjun@chosun.com
입력 : 2006.10.09 19:56 48' / 수정 : 2006.10.10 00:0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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