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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토 집’ 방화범은 우익단체 조직원
15일 야스쿠니 25만명 참배… 작년보다 5만 늘어
가토 “총리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亞외교 붕괴”

지난 15일 저녁 가토 고이치(加藤紘一)전 일본 자민당 간사장의 야마가타(山形)현 고향집과 사무실을 전소시킨 방화범은 일본 도쿄에 본부를 둔 한 우익단체 ‘다이니혼도호샤’(大日本同胞社) 소속 조직원인 호리코메 마사히로(堀米正廣·65)라는 남자로 밝혀졌다. 호리코메는 불을 지른 뒤 현장 부근에서 할복 자살을 기도해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호리코메가 소속된 ‘다이니혼도호샤’는 1982년 결성된 이래 도쿄 신주쿠에 사무실을 두고 활동을 시작하면서 경찰의 집중 감시대상에 포함돼 있었으나, 최근에는 이렇다 할 활동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경찰은 방화범이 현재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상태가 호전되는 대로 방화 배경 등에 대해 본격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 16일 일본 경찰과 소방관들이 하루 전 우익 단체 조직원의 방화로 잿더미로 변한 가토 고이치 전 자민당 간사장의 집과 사무실을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가토 전 간사장(사진 아래)이 참담한 표정으로 자택을 둘러보고 있다. /共同연합뉴스
일본 경찰은 화재가 종전기념일인 15일 발생한데다, 가토 전 간사장이 일관되게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반대해왔다는 점을 들어 ‘보복성 방화’로 보고 있다. 화재 당시 고향집을 지키고 있던 가토 전 간사장의 모친(97)은 산책 중이어서 화를 면했다. 방화범은 모친이 외출한 틈을 타 집안에 침입해 불을 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가토 전 간사장은 이날 화재 현장을 둘러본 뒤 “이번 사건은 명백한 방화”라면서, “이번 사건이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비판과 관련이 있다고 해도 나의 발언이 바뀌진 않을 것이며, 발언을 그만두는 것은 정치가로서의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들어 사무실로 칼을 보내온 일도 있고, 하루에 10건 이상의 항의전화가 걸려오는데 요즘 부쩍 늘었다”고 밝혔다.

가토 전 간사장은 고이즈미 총리가 ‘8·15 참배’를 강행하자 “일본과 중국, 일본과 한국 관계, 그리고 아시아 외교는 붕괴에 가까워졌다. 차기 정권이 짊어질 과제가 무거워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적 참배’를 주장하는 고이즈미 총리를 향해 “총리에게 공적, 사적 차이는 없다. 총리의 외교에 관한 행동은 ‘마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한편, 고이즈미 총리가 야스쿠니 참배를 강행한 15일 하루 동안 25만8000명이 신사를 찾았다고 신사측은 주장했다. 이는 지난해의 20만5000명보다 5만명 이상 늘어난 것이지만, 입장권 같은 것이 없어 정확한 수치는 아니다.

도쿄=정권현특파원 khjung@chosun.com
입력 : 2006.08.17 00:09 04' / 수정 : 2006.08.17 00:13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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