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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시장에 던져진 '종부세'

▲ 김상겸 · 단국대 교수
소위 ‘세금폭탄’이라는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의 과세절차가 임박했다. 종부세는 2005년에 처음 도입되어 올해는 과세대상자와 세부담을 대폭적으로 강화하여 부과할 예정이다.

그동안 많은 우려와 비판이 있어 왔지만, 종부세는 여러 가지 불합리한 문제들을 안고 있다. 이들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조세정책이 시장경기 대응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문제를 들 수 있다. 정부는 종부세의 도입이 보유세제 합리화 방안에 따라 추진된 것이라고는 하지만, 실상은 부동산가격급등에 대응하고자 추진된 것임을 부정하기 어렵다. 부동산에서 발생한 소득을 세금으로 환수하고 이를 통해 가격하락을 유도하고자 추진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조세정책이란 본디 국가재정의 근간을 이루는 것으로서, 보다 큰 안목에서 계획되고 추진되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몇 십 년 동안 부동산가격 급등기마다 조세정책으로 대응하곤 하였지만, 가격하락을 유도하는 데에는 번번이 실패한 경험이 있다. 만약 가격억제에 실패하는 경우, 정책목표는 달성하지 못한 채 불합리한 세제만 남는 결과가 발생할 것이며, 실패한 정책의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들이 떠안게 되는 것이다.

종부세가 안고 있는 문제는 이외에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자산관련 조세들은 지방세로 운영되는 것이 조세논리에 부합됨에도 불구하고 국세로 운영한다든지, 개인별합산과세 방식을 가구별합산과세 방법으로 바꾸어 결혼과 가족생활에 불이익을 준다든지, 이중과세나 차별과세 등의 위헌적 요소를 안고 있는 점들이 그런 것들이다. 하지만 과세가 임박한 현 시점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는 것은 세부담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흔히 보유세는 세원을 저량(stock)개념의 재산가치로 보아 세원이 풍부하다고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합리한 견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실제로 보유세를 내기 위해 보유재산을 처분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대부분이 납세자의 소득(income flow)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자신의 소득으로 해마다 몇 백 또는 몇 천 만원의 세금을 별 무리 없이 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 것인가? ‘종부세를 내기 위해 적금을 들어야 한다’는 농담이 농담으로만 들리지 않는 부분이다.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현재의 고액부동산 소유자들은 젊은 날 열심히 일해 부를 모으고 이를 부동산이라는 수단으로 축적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사람들을 일방적으로 투기꾼으로 몰아세우고 중과세하는 것은 열심히 살아온 삶에 대한 징벌적 과세와 다름 아니라 할 것이다. 더구나 별다른 소득이 없는 노령계층들에게, 단지 고가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중과세하는 것은 세부담 이외의 문제, 즉 국민주거복지의 하향조정이라는 그릇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 것이다.

어찌되었든 이제 종합부동산세는 국가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부과될 것이다. 정확한 납세액은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벌써부터 과세대상자들은 세금부담이 얼마나 될지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납세자들의 불만도 확산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불만을 의식하였는지 최근 과세당국은 종부세를 ‘노블리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의 구현수단이라는 미사여구로 포장하고 있다. 투기꾼에 대한 응징수단으로 ‘세금폭탄’을 쓴다면서 막상 과세가 임박하자 이들을 ‘선택된 소수의 상류층’이라고 치켜세우는 이유는 무엇인가? 난해함보다는 안타까움이 앞서는 대목이다.

김상겸 · 단국대 경제학부 교수
입력 : 2006.11.27 19:21 02' / 수정 : 2006.11.27 23:40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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