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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초점] 10년뒤 집값은 과연?

▲ 강석훈 성신여대 교수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대개 새 옷을 살 때는 향후 1년 내지 2년 정도는 고려하고, 자동차를 살 때는 향후 5년 정도를 고려한다. 아마 결혼을 할 때는 30년은 고려할 것이다. 검은 머리가 파뿌리로 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그렇다면 집을 살 때는 몇 년을 고려할까? 가구의 자산 구성을 보면 평균적으로 80% 정도가 집에 올인(다 거는 것)하고 있다. 따라서 자동차를 살 때보다는 더욱 긴 기간을 고려하고, 결혼을 할 때보다는 다소 짧은 기간을 고려한다고 할 것이다. 가구가 동일 주거지에서 평균 5년 정도 거주한다는 점을 고려해도 집을 살 때는 향후 10년 정도를 고려한다고 해서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10년 후의 집값은 어떻게 될까? 경제학자가 주식이나 부동산과 같은 자산가격의 미래치를 잘 예측하지 못한다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틀릴 가능성이 큰 예측임에도 불구하고 경제현상의 분석을 통해 미래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것은 경제학자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부동산값은 기본적으로 경제성장률의 함수이다. 소득이 늘어나야 결혼도 하고, 사는 집도 더 좋은 곳으로 이사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10년간의 경제는 어떻게 될까? 만약 지난 10년 동안의 방황을 계속한다면 향후 10년도 희망이 없다. ‘국민의 정부’의 어설픈 시장주의와 ‘참여정부’의 헷갈리는 반시장주의 사이에서 혼돈을 계속한다면 머지않아 절망이 현실화되고, 하이에나만 판치는 황량한 한반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

10년 후의 부동산값을 좌우할 또 다른 중요 변수는 바로 인구구조 변화다. 통계청의 인구추계 결과에 따르면 2018년부터 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인인구 비중이 7%에서 14%로 증가하는 데 걸린 기간은 프랑스가 115년이고, 미국이 73년이었지만, 한국은 단지 18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구조 변화가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린다면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해 보자. 2005년 현재 254만명인 4세 이하 아이들 수는 2020년에는 192만명으로 줄어든다. 문 닫는 어린이집이 속출할 것이다.

2005년 현재 62만명 수준인 대학입학 대상자 수는 2020년에는 51만명으로 줄어든다. 문 닫는 대학들이 속출할 것이다. 2005년 현재 연간 혼인 건수는 32만건 정도이며, 2020년에는 25만건 이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에 따라 신규 주택 수요도 줄어들 것이고, 집값은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다.

노인인구가 증가하면 일반적으로 경제 내에서 빈곤층이 증가한다. 전체 가구를 기준으로 할 때 1998년에 빈곤층에 속했던 가구 중 6년 후에도 빈곤층에 남아 있는 가구의 비율은 41.1%로 추정된다. 그런데 65세 이상 노인가구의 경우에는 6년 후에도 빈곤가구로 남아 있는 비율이 69.02%로 추정된다. 전체 가구에서 7개년 동안 계속 빈곤층으로 있는 비율은 3.6%에 불과하다. 그러나 노인가구에서는 이 비중이 31.4%에 달한다.

인구구조 변화는 우리나라가 더 이상 ‘다이내믹 코리아’가 되기 어렵다는 점을 의미한다. 경제활력이 저하되면서 집에 대한 절대수요가 줄어든다. 결혼 건수가 줄어들면서 신규 주택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다. 노인인구가 증가하면서 소득의 이동성이 저하되고, 빈곤층이 증가한다.

집을 사는 것은 어떤 사람에게는 필수요, 어떤 사람에게는 투자다. 목적이 무엇이든지 이제 광기(狂氣)를 접고 차분히 다시 한 번 10년 후를 생각해 볼 때이다. 이제까지 있었던 적지 않은 폭탄 돌리기에서 마지막으로 폭탄과 함께 자폭한 사람들은 서민들인 경우가 많았다.

강석훈 · 성신여대 교수 · 경제학
입력 : 2006.11.24 18:33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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