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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논단] 와이브로(WiBro)가 가져올 공유의 시대

▲ 이기태 삼성전자 사장
지난주 서울에서 ‘모바일 와이맥스 서밋’(Samsung Mobile WiMAX Summit)이라는 국제 정보통신 행사가 열렸다. 삼성전자는 이 행사에서 음성·화상 통화는 물론,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와이브로(WiBro)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인터넷에 접속하는 ‘딜럭스 MITs’라는 디지털 기기를 세계 IT(정보기술) 업계에 처음 공개했다. 휴대전화·PC·카메라·MP3플레이어·TV 등이 손바닥만한 단말기 하나로 통합됐으니, 모바일 컨버전스(융·복합)의 대표 제품이라고 자신 있게 소개할 수도 있다.

심혈을 다해 개발한 딜럭스 MITs를 보면서 요즘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와이브로가 성공적으로 정착되면, 정보가 자유롭게 오가는 ‘정보 공유’, ‘정보 평등’의 시대가 가능하지 않을까?

지식 정보의 습득이 곧 부(富)와 가치의 창출로 연결되는 지식정보화 사회로의 이동은 이제 먼 미래가 아니라 이미 현실이 됐다. 한국은 이동통신 가입자 40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고, 초고속 인터넷 가입률이 80%에 이를 정도로 디지털 시대를 앞서가고 있다. 다른 어느 나라보다 먼저 산업사회를 지나 지식정보화 사회로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더구나 와이브로가 활성화되면 지식으로 접근하는 시간·공간적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서 지식사회로의 전환도 빨라질 전망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같은 지식사회 전환을 앞두고 준비가 돼 있는가. 아쉽게도 현실은 아직 아날로그 시대의 낡은 유물과 새 시대의 가치가 불안하게 공존하는 쪽에 가깝다. 요즘 연일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부동산 문제가 대표적이다.

특정 지역의 집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대체로 교육·생활 환경 등 사회적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다양한 정보까지 집중된 특정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기업의 본사가 서울 광화문이나 강남 테헤란로 등에 자리잡은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하지만 노동이나 생산의 집중도 아닌, 지식정보의 집중이라는 하드웨어적 환경이 가치를 창출하는 모습은 산업화 사회를 마무리하고 창조적 지식정보 사회를 눈앞에 둔 2000년대의 일시적 풍경일 것이다.

창조적 지식정보 사회는 항상 인터넷과 연결돼 있다는 의미인 유비쿼터스(ubiquitous)를 통해 실현 가능하다. 누구든지 언제 어디서나, 가장 쉽고 빠르게 저렴한 비용으로 필요한 정보와 지식에 접근할 수 있는 와이브로야말로 유비쿼터스를 본격화하는 핵심 기술이다. 와이브로라는 새로운 창조적 개념이 우리를 시간·공간·방법의 제약에서 자유롭게 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한국의 IT산업에 특별한 해가 아닐 수 없다. 미국 통신사업자 ‘스프린트 넥스텔’과 와이브로 분야의 제휴를 맺으면서 ‘미국에 통신 장비를 수출하겠다’던 오랜 숙원을 풀었다. 또 ‘내 손안에 큰 세상’이라는 사업 비전도 와이브로 시대의 새로운 단말기인 ‘딜럭스 MITs’를 선보이면서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요즘 전 세계 통신업계는 미래 통신기술을 준비하기 위한 ‘4G포럼’ ‘모바일 와이맥스 서밋’ 등 한국 기업이 주최하는 국제행사를 통해 우리가 개발하는 차세대 통신기술의 발전 방향과 상용화 확대 방안 등을 논의하는 데 여념이 없다. 유비쿼터스 시대를 열 와이브로나 4G(4세대) 등 차세대 통신 기술이 생활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인간의 삶을 더 풍요롭고 자유롭게 해줄 방안을 찾는 데도 고심하고 있다.

‘백약이 무효’라는 부동산과 교육 문제가 하루아침에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통신 기술의 진보가 아날로그 시대, 오프라인 시대의 무거운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지 않을까. 나는 오늘도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이기태 삼성전자 사장

입력 : 2006.11.12 22:34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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