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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본은 끝내 한국과 외교전쟁을 벌이려는가

일본 정부가 우익(右翼) 계열 출판사인 후소샤(扶桑社)의 중학교 공민교과서 검정과정에서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이름)는 일본 땅’이라는 취지의 내용을 수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교과서 검정 주무부처인 문부과학성의 정무관은 “군 위안부 문제를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역사교과서에서 가르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도 말했다.

일본의 독도 도발과 역사 교과서 왜곡으로 한·일(韓日)관계가 갈등국면에 접어든 이후에도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한국 국민을 자극하는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 과거 일부 우익세력이 도발을 해도 최소한 일본 정부 차원에선 한·일관계의 장래를 고려해 그런 움직임을 자제하려 했던 태도하고는 딴판이다.

우리 정부는 오는 5일로 예정된 일본 교과서 검정내용 발표를 향후 한·일관계의 분수령으로 삼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그러나 알려진 대로 ‘다케시마는 일본 땅’이라는 내용이 수정되지 않은 채 검정을 통과하고, 검정 관계자가 ‘일본의 주변국 침략사에 대한 반성’은 교과서 내용으로 적절치 않다고 발언하는 상황이라면 교과서 검정 발표내용은 이미 불붙기 시작한 한·일관계에 기름을 붓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짙어졌다.

이 상황 속에서 김삼훈 유엔 주재 대사는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위 진출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상임위 이사국이 증설될 경우 국제적 책임을 충분히 완수할 수 있는 신뢰받는 국가가 진출해야 한다는 입장일 뿐, 일본 진출에 대한 찬반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이 양국 간의 민감한 현안들에 대해 지금처럼 도발적이고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한다면 한국 정부는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위 진출을 반대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될지 모른다. 그렇게 되면 한·일 양국은 감정이나 자존심 대결의 대가로 지급하기엔 너무 큰 희생을 치러야 할 외교전쟁에 내몰리게 될 것이다.

실제 한국이 일본의 상임위 진출 저지에 나서게 될 경우, 한국은 중국과 손잡고 미·일 동맹과 대립하는 외교 전선이 형성된다. 미국은 장기적인 중국 견제 포석으로 일본, 인도 두 나라의 안보리 진출 지지 입장을 일찍부터 밝혔고, 중국은 일본 상임위 진출 저지를 위해 내심 한국이 한편에 서주기를 기대해 왔다. 한국으로서도 일본의 안보리 진출 저지를 선언해 놓고 막지 못한다면 국가적 망신이고, 반대로 저지에 성공한다면 한·일관계는 당분간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악화될 것이다.

일본 입장에서도 독도 문제나 중학교 교과서 문제로 양국 관계를 파탄시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뿐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도 불행을 넘겨주는 일이 될 것이다. 일본 정부는 이성을 되찾아야 하고 일본 국민은 그런 방향으로 일본 정부를 일깨워야 한다.

입력 : 2005.04.01 21:01 52' / 수정 : 2005.04.01 21:0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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