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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in 뉴스] ‘암흑에너지’가 우주를 팽창시킨다
우주의 74%를 구성하는 물질이 없는 진공에너지
허블우주망원경 통해 24개 초신성 관측 결과 90억년전부터 팽창 확인

지난 16일 미항공우주국(NASA)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 애덤 리스 박사팀은 3년 동안 허블우주망원경으로 90억년 전의 초신성(超新星)에서 온 빛을 관측한 결과, 당시에도 지금처럼 ‘암흑에너지(dark energy)’가 우주를 팽창시키는 작용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우주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암흑에너지, 그리고 그 형제격인 ‘암흑물질(dark matter)’은 과연 무엇일까. 우주에 드리운 암흑의 정체를 알아보자.

◆진공에 깃들인 검은 에너지=우주의 나이는 137억년으로 추정되고 있다. 처음 한 점에서 시작된 우주가 대폭발을 일으켜 수많은 별을 만들어냈다는 것이 빅뱅(Big Bang) 이론이다. 별을 구성하는 물질은 대부분 수소와 헬륨으로 이것들이 핵융합을 일으켜 우리가 보는 밝은 빛을 낸다. 지구에는 수소, 헬륨과 함께 철과 같은 무거운 원소들도 있으나 우주 전체로 보면 미미한 양이다. 문제는 우주에 있는 수소와 헬륨이 우주의 4%에 불과하다는 것. 우주의 74%는 암흑에너지이며 22%는 암흑물질로 추정되고 있다.

▲ 미항공우주국(NASA) 망원경들이 관측한 게자리 초신성. 찬드라 망원경의 X선 사진은 옅은 푸른색으로 나타나며 허블우주망원경 사진은 초록색과 짙은 푸른색 영상이다. 스피처우주망원경의 적외선 영상은 붉은색이다. NASA는 허블우주망원경으로 90억년 전의 초신성을 관측해 암흑에너지가 과거에도 지금처럼 작용했음을 입증했다. /NASA제공
암흑에너지는 물질이 없는 진공의 에너지로 불린다. 질량이 있는 물질은 서로 끌어당기는 인력(引力), 즉 중력(重力)을 갖고 있다. 빅뱅 이후 우주가 물질로 가득 찼다면 중력이 서로 작용해 우주는 다시 한 점으로 모여들어 붕괴했을 것이다. 그러나 우주는 지금까지도 팽창을 거듭하고 있다. 아인슈타인은 우주에는 밀어내는 힘인 척력(斥力)을 가진 에너지가 있어 서로 끌어당기는 에너지와 힘의 균형을 이룬다는 가설을 내세웠다. 그는 중력의 세기를 좌우하는 ‘중력 상수(常數)’처럼 척력의 세기를 좌우하는 이른바 ‘우주 상수’ 개념을 만들었다.

사실 아인슈타인은 나중에 자신의 우주 상수 이론을 “최대의 실수”라며 철회했다. 그러나 지난 1998년 애덤 리스 박사 등은 엄청난 질량을 가진 별이 폭발하는 현상인 초신성을 관측한 결과, 우주의 팽창속도가 계속 빨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연구팀은 중력에 저항하는 어떤 신비한 힘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암흑에너지’라는 이름을 붙였다.

리스 박사팀은 이번에 다시 허블우주망원경을 통해 24개의 초신성을 관측해 최소한 90억년 전에도 암흑에너지에 의해 우주팽창이 일어나고 있었음을 확인했다. 이로써 아인슈타인의 예측과 우주팽창가속이론이 다시 한번 입증된 것이다. 물론 아인슈타인은 우주 상수와 중력 상수의 균형을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암흑에너지가 물질보다 훨씬 많아 우주의 팽창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보이지 않는 물질의 힘=암흑에너지의 동생 격인 암흑물질은 같은 암흑이긴 해도 척력이 아니라 인력인 중력을 가진 물질이다. 이름 그대로 빛을 내지 않기 때문에 실체가 무엇인지 아직도 알지 못하고 있다. 다만 은하의 회전속도를 조사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존재를 확인했다.

우리 은하를 이루는 물질은 대부분 중심에 몰려 있다. 태양계를 비롯해 은하를 이루는 물질들은 중심을 따라 공전(公轉)한다. 상식대로라면 물질이 몰려 있는 중심 쪽의 공전속도가 바깥보다 더 빨라야 한다.

그런데 1970년대 우리은하 외곽의 공전속도를 측정해 보니 물질의 밀도는 안쪽보다 떨어지는데 회전속도가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수소나 헬륨처럼 중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우리에게는 보이지 않는 새로운 물질이 있음을 의미한다. 바로 암흑물질이다. 올해 초에는 빛이 없어 온도가 낮을 것으로 생각한 암흑물질이 섭씨 1만도 이상의 온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과학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연구 필요성 대두=인류는 세상에 나타날 때부터 지금까지 광활한 우주를 동경하고 연구해왔다. 그러나 사실 우리가 본 것은 우주의 4%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과학계에서는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 연구에서 획기적 성과를 내면 노벨상은 신경도 쓰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업적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7,8년 전만 하더라도 우주의 나이는 150억년이라고 가르쳤다. 그게 137억년으로 바뀐 게 불과 3년 전의 일이다. 고등과학원 박창범 교수는 “대형 우주관측프로젝트들의 성과가 우주에 대한 이해를 급속히 발전시키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세계적인 업적을 내려면 천문연구원이 우주 끝까지 관측하는 구경 6.5m 우주망원경 건설을 추진하는 것과 같은 대형 프로젝트가 하루 빨리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움말 고등과학원 박창범 교수
이영완기자 ywlee@chosun.com
입력 : 2006.11.27 22:2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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