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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비치는 콘크리트 풀 자라는 콘크리트

콘크리트가 물에 뜰까? 콘크리트 위에서 나무와 풀이 자랄까? 콘크리트가 커튼처럼 빛을 통과시킬까? 정답은 ‘YES’다.

콘크리트의 변신이 놀랍다. 콘크리트는 강도가 세면서도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 수 있고 경제성이 높아 20세기 메가 폴리스 문명을 여는 데 결정적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나 칙칙한 색깔과 차디찬 촉감은 수많은 시인과 작가에게 현대 문명의 고독과 비(非)인간성을 상징하는 오브제로 애용됐다. 오죽하면 2003년 작고한 고(故) 조병화 시인이 “아, 이 공포/ 콘크리트 같은 적막 속을/ 고독이 전율처럼 머물고 있습니다”(편운재에서 보낸 편지)라고 읊었을까?


하지만 콘크리트는 더 이상 잿빛이 아니다. 빨강, 노랑, 파랑, 보라 등 무지갯빛 컬러를 발산하는 콘크리트가 최근 개발됐다. 콘크리트의 컬러 혁명이 잿빛 도시를 화사한 파스텔 톤으로 바꿀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컬러만이 아니다. 전자파 차단 콘크리트, 항균 기능을 갖춘 콘크리트가 개발되고 있다. 오존을 잡아먹는 공해 퇴치 콘크리트도 개발 중이다. 미국에서는 매년 ‘물에 뜨는 콘크리트(경량콘크리트)’로 만든 카누 경주 대회도 열린다.

‘투수(透水) 콘크리트’는 또 어떤가? 투수 콘크리트 위에서는 나무와 풀이 자란다. 도시를 덮은 콘크리트 위에서 숲이 자라면, 도시를 위협하는 대홍수의 공포에서 해방될 수도 있다. 파손돼도 스스로 모양을 복원하는 인텔리전트 콘크리트가 개발되는가 하면, 광섬유와 만난 반(半)투명 콘크리트는 새로운 예술 재료로 각광받고 있다. 딱딱한 잿빛 돌덩이 같던 콘크리트의 놀랍고 신기한 변화, 그 진화의 끝은 과연 어딜까?

김성욱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swkim@kict.re.kr
이영완 산업부 기자·과학팀장 ywlee@chosun.com
입력 : 2006.11.24 23:02 19' / 수정 : 2006.11.24 23:26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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