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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돈 안 되는 한국 시장은 나중에?

소니가 곧 전 세계 시장에 자사의 차세대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3를 풀어 놓지만 한국에선 출시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 PS3는 소니가 사활을 걸고 개발 판매하는 미래 주력제품이다.

소니는 11일 일본에서 처음으로 PS3를 팔기 시작한다. 또 17일부터는 미국 게이머들에게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유럽 출시는 내년 3월이다. 그러나 PS3를 만드는 소니 엔터테인먼트의 한국 지사인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는 아직 출시 일정을 잡지 못한 상태다.

한국은 세계적인 IT제품의 테스트베드, 즉 실험장이다. 몇년전부터 글로벌 IT기업들이 본사 소재지 보다 한국에서 먼저 제품을 출시하는 일이 흔히 벌어진다. 최신 제품에 열광하고 전문가급 제품 지식을 가진 소비자가 많은 한국은 첨단 제품을 만드는 기업들에겐 이상적인 나라다.

예를 들어 소니도 2003년 당시 최고급 디지털카메라였던 DSC-F828을 일본과 한국에서 동시에 출시했다. 미국과 유럽 시장에는 그보다 1개월 뒤에 제품을 내놓았다. 최근 나온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알파100도 일본 출시와 한국 출시 시기가 같다.

한국 소비자가 갑자기 찬밥 대우를 받는 이유는 한국에선 게임기로는 돈을 벌기 힘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현재 소니의 주력 게임기인 PS2가 한국에서 110만대 팔렸다. 문제는 게임기를 팔아서 돈을 남길 수 없다는 것이다. PS2는 18만9000원에 팔린다. 사실상 PS2는 컴퓨터다. 이 가격엔 수지를 맞출 수 없다. 팔면 팔수록 오히려 손해다.

소니는 대신 게임 타이틀이라 불리는 소프트웨어를 팔아 돈을 남긴다. 그런데 우리 나라에선 PS2 한대당 게임 타이틀이 약 1.9개 팔렸다. 게임타이틀 가격은 평균 4만원선이며 소니는 평균 판매 마진이 20% 정도라고 말한다.

SCEK는 "우리 나라는 중고 게임 타이틀 거래 시장이 크다 "고 설명했다. 그러나 게임 타이틀이 잘 안 팔리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불법복제 '다.

새로 나오는 PS3는 미국과 일본 유럽에서 45만원에서 60만원선에 팔린다. 블루레이 등 이른바 첨단 기기를 잔뜩 집어 넣은 이 제품 원가는 적게 잡아도 10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한국에 깔기엔 부담스럽다는 것이 본사의 판단인 듯하다. 물론 SCEK측 입장은 다르다. SCEK는 "가능한 빨리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 밝혔다. 물론 "출시 일정은 아직 정하지 못했지만 일본과 가깝기 때문에 서두르면 유럽보다 빨리 제품을 내 놓을 수 있다 "는 것이다.

SCEK는 최근 100명이던 직원을 70~80명으로 줄였다. 그 이유는 "PS3 출시에 대비해 조직을 정비한다" 는 것이다. " PS2까지는 성장 정책에 따라 조직 덩치를 키웠지만 판매할 때마다 손해가 늘어나 출시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 란 설명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기존 제품 영업 판매 조직을 줄인다는 것은 출시 자체를 늦추거나 규모를 줄이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SCEK는 한국만을 위한 특별한 PS3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에선 PS3를 IPTV로 쓰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HD영화를 보고, 드라마를 주문해 볼 수 있다고 한다. 인터넷 환경이 좋은 한국에서만 가능한 서비스다.

이번 PS3 출시는 소니가 한국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백강녕기자 young100@chosun.com
입력 : 2006.11.08 10:27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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