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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페이스를 피할 수가 없어!

마이스페이스를 무시하려는 내 시도는 비참하게 실패했다. 마이스페이스는 적어도 그보다 훨씬 더 눈에 거슬리는 무언가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사라지지 않을 게 분명했다. 그래서 나는 마이스페이스에 뛰어들어 내 페이지를 만들기로 했다. 그리하여 여기 나의 경험담을 적는다. 내 이야기가 현대 웹 공간의 사조에 관한 통찰력을 제공할 수도 있으리라는 이유도 있지만, 그보다 큰 이유는 적어도 나는 이 짓을 하라고 돈을 받았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다.

사이트에 등록하면서 나는 내 진짜 생일을 기입했는데, 이것부터가 커다란 실수였다. 자세한 것은 잘 모르겠지만, 나는 마이스페이스에서는 진짜 나이가 어떻게 되건 모두들 자기가 14살이라고 말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음 단계: 프로필 사진 업로드. 불행히도 나체나 폭력적인 내용, 혹은 불쾌한 장면을 담은 사진은 올릴 수 없다. 그러나 내가 가진 사진은 다들 그런 것들뿐이기 때문에 결국 나는 나이 많은 알코올 중독자의 사진으로 대체했다.

3단계: 친구들을 마이스페이스에 초대한다. 말도 안 된다. 난 아직 내 페이지를 보지도 못했다. 그런데 마이스페이스는 벌써부터 나한테 자기들 선전을 해달라고 괴롭히고 있다. 이건 마치 레스토랑에 갔는데 웨이터가 물 한 잔과 빵 바구니를 가져다주더니 핸드폰을 내밀면서 빨리 친구들한테 전화를 걸어 이 레스토랑의 음식이 얼마나 훌륭한지 이야기하라고 강요하는 꼴이다. 통과.

클릭을 몇 번 하다 보니 벌써 톰이라는 친구가 생겼다. 그는 마이스페이스에서 일하는데 내가 FAQ를 먼저 읽어보는 한 어떤 질문에든 대답을 해줄 용의가 있단다. 진정한 친구의 조건이란 딱 잡아 말할 수 있는 게 아니지만, 어쨌든 FAQ를 읽지 않은 사람에게도 기꺼이 대답을 해주는 게 그 중 하나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나는 프로필 란을 채우기 시작했다. 취미와 성격 란의 첫 번째 박스 - 마이스페이스 사용자들이 그 두 개를 구분한다는 걸 몰랐다는 걸 말해두고 싶다 - 는 표제였다. 무슨 이야기의 표제를 지으라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나에 관한 이야기겠지, 아마도. 하지만 알다시피 “장난삼아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입하는 심심한 스웨덴 사람”은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쓰나미가 오마하를 휩쓸다: 물을 두려워하는 수천 명의 사람들”이라는 표제를 적었다. 적어도 쓸모 있는 뉴스니까.

‘나에 관해’ 란에서는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내 삶을 실제보다 훨씬 흥미로워 보이게 만들려고 애썼다. 여기서 구구절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흑점과 도깨비 왕과 관련이 있다고만 밝혀 두겠다.

다음 항목은 내가 누구와 만나고 싶은지를 설명하는 것이었다. 내가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다면 지금 이렇게 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고 마이스페이스 프로필이나 채우고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그래서 나는 그 항목을 건너뛰고 취미 란으로 향했다. 상세하고 자세한 취미 리스트는 마이스페이스 페이지의 주요 특성 중 하나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상세하고 자세한 취미 리스트 읽기” 취미는 거기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나는 내가 열정을 가지고 있는 몇 몇 분야(밀실공포증, 안경닦개, 에스메랄다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과 동물들 등등...)를 적었다. 다음에는 ‘무서운 시련(trial by fire: 잉위 맘스틴의 앨범 제목이기도 하다 - 역주)’이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음악 취향이다.

솔직히 말해, 나는 아무 것도 쓸 수가 없었다. 소설 “호비트”에서 드래곤 스마우그가 우연히 가슴에 있는 자기 약점을 드러냈다가 불 뿜는 참새처럼 어이없게 쓰러진 장면을 기억하는가? 좋아하는 밴드를 밝히는 건 그것과 비슷하다. 단지 그렇게까지 바보스럽지 않을 뿐이다. 만약에 나무랄 데 없이 완벽한 음악 목록에 빈정거림도 통하지 않을 정도로 인기가 형편없었던 ‘에이스 오브 베이스’ 2집을 끼워 넣는다면, 당신은 끝장이다. 그런 짓을 한다면 당신의 친구 리스트에는 여전히 톰이 들어있는 행운을 맛보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모조리 지어냈다. 사람들이 ‘울지 않는 소년들’이나 ‘가짜 올스타들의 문차우젠’과 같은 밴드들이 너무나도 훌륭한 나머지 아무도 듣지 않는다고 생각하기를 빌면서.

마침내 나는 내 창조물을 훑어보았다. 포켓몬이 간질 발작을 일으킬 정도로 눈부시게 번쩍거리는 광고 배너가 있었다. 이제껏 온갖 종류의 끔찍한 광고를 보아왔지만, 이건 그 중에서도 최악이었다. 추악함의 최고봉이었다.

내 마이스페이스 페이지에는 뭔가가 빠져 있었다. 물론 못생기고 끔찍한 건 사실이었지만, 그저 다른 마이스페이스 페이지들과 비슷할 정도에 불과했다. 마이스페이스에서 인기 있는 블로거가 되고 싶으면, 진짜 ‘이해 불가’의 수준까지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 다음 주에는 내 노력의 화려한 결실을 살펴보도록 하자.

(wired.daum.net) = by Lore Sjoberg

입력 : 2006.10.23 10:3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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