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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덜미 잡힌 정치

공직을 노리는 오늘날의 선거출마자들은 현대의 화폐, 즉 정보를 다룬다. 정보는 힘이기에 선거진영들은 경쟁자의 과거를 샅샅이 조사하고, 포착이 힘든 부동층의 분위기를 탐색하며, 후보자에게 유리한 정보를 퍼내거나 흘려보내는 등 정보의 수집과 배포에 열심이다.

따라서 당연히 정치인들은 인터넷의 힘을 이용하기 위해 애쓰지만. 일부 선거진영은 사이버공간을 활보하며 다니기보다는 그 속에서 비틀거리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 8월, 코네티컷 주 상원의원인 조 리버맨의 선거진영은 리버맨의 조2006(Joe2006) 웹사이트에 대해 사람에 의한 분산서비스거부 공격(denial of service attack)을 지휘한 혐의로 경쟁후보인 네드 라몬트를 고소했다. 라몬트는 혐의를 부인했다. 리버맨을 비난하는 이들은 다양한 에러 메시지로 보아 리버맨 선거진영이 정상적인 트래픽을 처리하기에 충분한 광대역을 구입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 때 캘리포니아 주지사인 아놀드 슈워제네거는 남미 출신 의원의 “혈기”에 대한 자신의 당혹스러운 발언이 담긴 오디오 파일을 입수하기 위해 패스워드 보호 기능을 가진 그의 컴퓨터를 해킹한 혐의로 상대후보인 필 안젤리데스의 선거진영을 고소했다. 안젤리데스 측의 조사 결과 주지사 진영은 보안기능이 없는 공중 웹서버에 연설 및 기자회견 내용과 비공개 회의 내용을 함께 저장해놓았음이 드러났다.

9월 중순, 미네소타 주 민주당 에이미 클로버차 상원선거진영은 상대후보인 마크 케네디의 의뢰로 제작된 TV 비방광고 미방송분을 홍보 수석비서관이 보았다고 RBI에 신고했다. 어떤 블로거가 이 홍보 수석비서관에게 그 광고로 연결되는 링크를 보내주었던 것이다. 이 특정 링크는 패스워드 보안 기능이 없었지만, 그 블로거는 해당 웹사이트로 가는 패스워드를 맞힌 뒤 문제의 링크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 블로거가 광고가 불법임을 발견했는지의 여부는 불확실하지만 에이미 클로버차 선거진영은 이 사건을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고 느꼈다.

1주일이 지난 뒤, 두 명의 자유주의자 블로거들이 민주당 후보인 폴 호데스의 웹페이지에 올려진 코멘트들을 추적하다 호데스의 상대후보인 공화당 찰스 배스(뉴햄프셔)의 정책보좌관의 존재를 발견했다. 알고 보니 정책보좌관인 태드 퍼테이도는 호데스의 지지자인 척 위장한 채, 배스가 여론조사에서 확실한 선두를 달리고 있기 때문에 한뜻을 가진 뉴햄프셔 민주당원들은 뉴욕이나 코네티컷 선거에서 좀 더 유리한 결과를 얻는 데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배스의 앞잡이였던 것이다.

지난 목요일, 텍사스 주 샌안토니오의 민주당 의원후보인 릭 볼라노스는 볼라노스가 선거 웹사이트용으로 사용할 만한 12개의 도메인명을 선점한 혐의로 공화당의 헨리 보닐라 선거진영을 고소했다.

그토록 많은 선거진영들이 인터넷에 발목이 잡혀 넘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선거운동은 정보를 수집하고 관리하며 유포하는 일이다. 인터넷은 정보 전송과 관련해 많은 규칙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규칙들에는 복잡한 “미허가 접근” 법령, 저작권법, 상표권법, 그리고 도메인명 법규들이 포함된다.

선거운동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력을 잡기 위해 애쓰는 행위다. 유리한 정보를 흘려보내고 상대후보를 조사하는 일은 경합의 기본 수단이다. 인터넷은 새로운 배출구와 정보원을 풍부하게 제공하지만, 그 사용 윤리는 아직 확립되지 못한 상태다 인터넷은 여전히 비교적 최신 도구이고 선거 윤리나 사회 나머지 부분의 윤리와 늘 잘 부합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법과 윤리가 분명히 서지 않은 곳에는 위험이 존재하며, 위험이 존재하는 곳에는 선거진영을 포함하여 대부분의 공격적인 인터넷 사용자들을 위한 함정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퍼테이도는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 행세를 했다는 이유로 사임했다. 그러나 인터넷에서는 가명 사용이 허용된다.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경쟁후보를 “해킹”혐의로 고소했지만 그 정보는 패스워드로 보호되고 있지 않았다. 단지 아무도 그때까지 그 정보에 우연히 접한 이가 없었다는 이유 덕분에 안전했던 것이다. 현실 세계에서는, 만약 짭짤한 정보를 우연히 얻게 되면 그것을 공표해도 된다. 사이버공간에서는 그렇게 되면 컴퓨터 침해법(computer-trespass law)에 저촉될 수 있다.

연방법과 모든 주법에는 허가나 승낙 없이는 컴퓨터에 대한 접근을 금지하는 “컴퓨터 침해” 법규가 있다.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그 반대의 조건을 명시한 지침이 없는 한 아무 웹 서버에나 연결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인터넷을 사용한다. 결국 소유자는 의도적으로 공중망에 컴퓨터를 연결시켜 놓았으니 말이다.

컴퓨터 침해법은 명확성이 매우 떨어진다. 일부 사건들은 인터넷 접속 전에 사용자가 확실한 허락을 받을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컴퓨터를 컴퓨터 소유자의 이익에 반하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은 침해행위라는 판결이 내려진 사건들도 있다.

선거운동 시 후보 진영이 상대후보의 최근 연설과 기자회견을 조사할 때마다 그들은 상대후보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클로버차의 전 홍보 수석비서관은 자신이 마크 케네디 측 미디어 컨설턴트의 웹사이트에서 미공개 광고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패스워드가 걸려있지 않았음에도, 그 광고를 보는 행위가 마크 케네디 측에게 반하는 행위라는 이유만으로 그녀가 시선을 돌려야 했을까?

이러한 불확실성은 선거운동 외부에서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이 디볼드(Diebold) 전자개표기의 보안기능이 허술하다는 내용의 이메일 아카이브를 발견했을 때, 디볼드는 처음에 신원미상의 해커가 그 이메일들을 훔친 것이기 때문에 아무도 그 이메일들을 다시 유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전 AT&T 직원이었던 마크 클라인이 AT&T가 모든 전화 및 인터넷 교신 내용을 국가안전보장국의 감청활동을 위해 설치된 밀실로 전송했음을 입증하는 내부 문서들을 전자프론티어재단에게 공개했을 때, AT&T는 (비록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전자프론티어재단이 그 문서들을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적 불확실성이 존재할 때 사람들은 악역을 맡기보다 좋은 사람으로 남길 원한다. 설사 엄밀히 말해 법을 위반했다 하더라도, 이러한 이유 때문에 검사들은 기소를 주저하고 판사들은 유죄판결을 주저하게 될 것이다. 선거운동 진영은 법적 불확실성을 해결하느라 유별난 고생을 하고 있다. 자신의 권력을 획득하기 위해 상대후보의 피를 보려 한다면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 힘들다. 그리고 인터넷과 관련해 무엇이 윤리적인 결정이냐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사람들조차도 의견이 다르다.

더 많은 정치인들이 인터넷을 활용하기 시작하고 선거일이 다가옴에 따라, 우리는 선거진영들이 보안과 관련된 당혹스러운 실수들을 저지르고, 여러 인터넷 관련법규들을 위반하며, 윤리적 약점을 가진 복잡한 웹을 침해하는 사례를 더 많이 목도하게 될 것이다.

선거진영들은 인터넷이 작용하는 방식과 데이터 보안 방법, 그리고 공격으로부터 정보를 보호하는 방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현실의 삶은 뒤죽박죽이고 치열한 선거판은 그보다 훨씬 더 뒤죽박죽이라는 사실을 인터넷 법규는 수용해야 한다.

동시에, 세계의 릭 볼라노스들이 자신들의 메시지를 표출하기에 충분한 사이버공간이 존재해야 한다. 한편 컴퓨터에 박식한 보좌관들 다수는 사임하게 될 것이다.

- - -제니퍼 그래닉은 스탠퍼드 로스쿨 인터넷과 사회센터 소장이며 사이버법 실습을 가르치고 있다.

(wired.daum.net) = By Jennifer Granick

입력 : 2006.10.13 14:35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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