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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 이후, 보안기술의 붐이 일다

냉전 기간 동안 캐나다의 국립광학연구소(National Optics Institute)는 접근하는 적의 탱크와 전투기의 종류를 감지하는 시스템을 개발해냈다. 그러나 소련의 붕괴 이후 전쟁의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이러한 기술도 의미를 상실했다.

2003년 기업가 에릭 버게론(Eric Bergeron)이 911 테러를 생각하며 이 연구소를 방문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버게론은 “이제 더 이상 하늘에서 러시아 전투기는 보이지 않지만, 여객기의 수하물에서 무기들이 발견된다는 데에 생각이 미쳤다.”고 말했다.

퀘백에 위치한 신흥 엑스레이 분석 전문기업 옵토시큐리티(Optosecurity)는 자사 장비들의 실질적인 테스트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특히 911 테러에 의해 활기를 띤 국토보안기술 산업을 상징한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911 테러 직후 과학 기술자들이 전망한 것과는 달리, 지난 5년간 보안 산업에서는 비약적인 발전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보안 시장은 여전히 미국과 해외 정부들의 투자금 수십억 달러를 보유한 부의 근원지로 남아있다. (이 정도 자금을 보유한 기업들이 있긴 하지만, 대다수 기업들에게는 아직 꿈같은 이야기다.)

미 관리예산처(Office of Management and Budget)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연방기관들을 통틀어 국내 보안에 사용되는 비용이 2007회계연도에는 58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1년도 168억 달러와 비교하면 크게 오른 셈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Gartner)의 부사장 T. 제프 바이닝(Jeff Vining)은, 이외에 각 주와 시에서 보안 부문에 추가로 쏟아 붓는 비용이 연간 200억~3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그 가운데 상당액이 정부와 오랫동안 관계를 맺고 대형 프로젝트들을 주도해온 대규모 방위산업 하청업체들과 시스템 통합업체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예를 들어 유니시스(Unisys)는 공항 보안담당 직원들이 사용하는 컴퓨터와 휴대전화, 웹사이트, 기타 네트워크 기술을 설치하는 10억 달러짜리 계약을 따냈고, 베어링포인트(BearingPoint)는 지난 8월 연방직원들과 도급업자들에게 보안 ID카드를 제공하는 1억 4백만 달러짜리 거래를 성사시켰다.

그러나 여전히 수많은 이름 없는 기업들이 작은 계약이라도 따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들에게는 아주 작은 계약도 혁신이 될 수 있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출신들의 샐리언트 스틸스(Salient Stills)가 문을 열었을 때, 창립자 로라 테오도시오(Laura Teodosio)는 비디오에서 캡처링한 이미지의 질을 향상시켜 좀더 선명하게 발행하거나 분석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자사의 소프트웨어가 미디어 기업들을 상대로 가장 큰 성공을 달성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911 테러 이후 미 연방 수사국(FBI)에서 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서 샐리언트 스틸스의 고객 기반은 법집행 기관으로 바뀌었다. 현재 매출액은 5백만 달러도 채 안 되지만 매년 꾸준히 증가해왔다. 테오도시오는 공공 기관이나 일반인들이 감시카메라의 화면을 캡처링하는 일이 급증하면서 매출이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옵토시큐리티는 아직 시작단계로, 북미지역 공항들에 자사 장비를 시범적으로 설치할 수 있는 초기 자금만 확보한 상태이다.

캐나다 연구소의 허가를 받은 광학인식기술을 사용하는 옵토시큐리티의 장비는, 기존의 엑스레이 기기에 장착되어 무기나 무기 부품들을 자동 감지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 (옵토시큐리티는 얼마나 많은 품목들을 인식할 수 있는지는 밝히지 않을 예정이다.)

버게론은 “많은 돈을 갖고 시작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현재 (정부 고객들이) 혁신을 시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장비들을 보면 10년 전, 20년 전과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

911 테러 이후 기술의 발전이 극히 제한적이었다는 사실은 미 국토 안보부(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 DHS)의 2007년도 예산 요청안을 통해서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다.

DHS는 22개 연방기관을 관할한 이후 3년 동안 이룩한 25개의 “핵심 업적”을 발표했는데, 대부분이 조직 개혁이나 자원 활용의 개선과 관련된 것들이었다.

911 테러 유형의 안전 문제를 개선하는 기술과 관련된 사항은 3개뿐이었다. 그 중 하나는 56개 주에 비밀 정보를 발송하는 데이터 공유 네트워크의 증가에 관한 것이었다.

나머지 두 개는 생체인식기와 기계로 판독되는 여권을 통합하여 출입국 통제를 강화한 단일 프로그램 ‘US-VISIT’에 관한 것이었다. DHS는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4천 4백만 외국 방문객들 가운데 950명이 전과 기록이나 이민법 위반 기록을 갖고 있는 것을 적발했다며 감탄을 연발했다.

한편 향후의 기술 이니셔티브에 대한 요구는 더욱 늘어났다. 예를 들어 DHS는 폭발물 탐지기에 6억 9천2백만 달러의 비용을 책정했고, 방사선 모니터에 1억 5천7백만 달러, 위성 비상경보시스템 기능 업그레이드에 5백만 달러를 각각 책정했다.

유니시스의 정부사업 책임자 그레그 배로니(Greg Baroni)는 “지금까지 기술 관련 성과물을 둘러싼 논의는 비교적 기초적인 수준에 불과하다. 보안기술은 신흥시장이다. 고급의 대규모 최첨단 기술은 아직 연구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렇게 기초적인 수준이라고 해도 그것은 유니시스에 매우 중요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911 테러 이전, 유니시스는 정부사업 부문이 너무 취약해서 매각하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해당 부문의 연간 매출액이 두 배로 뛰어올라 10억 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그 중 4억 달러는 국내 보안 계약으로부터 나온다. 유니시스의 직원 수도 2001년 1천2백 명에서 지금은 약 4천 명으로 늘어났다.

헬레나 위스뉴스키(Helena Wisniewski)는 국토 안보 분야에서 다각적으로 활동하는 인물로, 미 중앙정보부(CIA), 국방부의 방위고등연구 계획국(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DARPA), 방위산업 도급업체, 그리고 자신이 설립한 생체인식 기업 등에서 일한 바 있다. 현재 스티븐스 공과대학(Stevens Institute of Technonogy)에서 행정관으로 재직 중인 위스뉴스키는, 911 테러 이후의 기술 시장 혁신이 다소 제한적이었다며 서둘러 기초적인 기술을 사용해야 한다는 압박을 그 요인으로 꼽았다.

이러한 상황은 또한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똑같은 기술들을 한꺼번에 끼워 넣으려는 결과를 야기했다. 일례로, 사람들이 밝은 조명 아래 한 사람씩 나타나는 곳에 출입통제 기술이 구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범죄자를 색출해내는 안면인식기까지 끼워 넣은 광경이 목격되기도 했다.

위스뉴스키는 “다양한 환경에서 하나의 기술이 6개월 안에 실행되도록 촉구하기란 매우 힘들다. 사실, 그보다 훨씬 더 긴 기간 동안 우리는 차분하게 효과적인 전략을 지켜보는 조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 우리에겐 단순한 전술적 해결책이 아닌, 총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트너의 바이닝에 따르면, 지금까지 가장 성공적인 보안 기술은 향상된 커뮤니케이션 시스템과 정보 공유 네트워크였다. 경찰과 정보 기관들도 새로운 데이터 마이닝 프로그램들 덕에 혜택을 입었다고 그는 생각한다.

일부 분석가들은 앞으로 화학 및 생물학, 방사선 탐지기의 사용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들 탐지기는 이제 곧 체결될 20억 달러짜리 국경보안 계약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해당 거래에서 보잉(Boeing)과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 노스롭 그루먼(Northrop Grumman), LM 에릭슨(LM Ericsson), 그리고 레이시온(Raytheon)이 주요 계약자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모건 키건(Morgan Keegan & Co.)의 국토 보안 분석가 브라이언 루튼버(Brian Ruttenbur)는 도청 내용 분석을 돕는 기업들과 감시 카메라 기술을 다루는 기업들도 주시하고 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했다고 해도 911 테러 이후의 극도의 경계태세를 진압할 만한 것은 없는 듯하다. 그는 “모든 것을 포착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 100퍼센트의 정확성을 갖춘 기술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wired.daum.net)

입력 : 2006.09.07 10:0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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