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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미디어여 안녕

링블로그(www.ringblog.net). 이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일본 영화 ‘링’을 떠올렸다. 드디어 한국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블로그를 만나게 되는 것인가.

막상 블로그를 방문해 보니, 소름이 돋는 사진도, 으스스한 글도 없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연상시키는 회색 배경에 푸른색 테두리가 하얀 글상자를 두르고 있었을 뿐. 그 상자엔 단순 명쾌하게 나뉜 폴더 5개와 글 477개가 담겨 있었다. 사이트 소개글에는 예언 같은 한 문구가 적혀 있다. ‘모든 블로그가 하나로 엮이는 세상. 그만의 아이디어 0.7’


링블로그 운영자 명승은씨는 말한다. “나중에 여러 명이 팀 블로그 형태로, 같은 주제로 느슨하게 연결된 블로그를 운영할 것이란 가정 아래 만든 이름입니다. 1인 미디어 매체 연합이랄까요. 지금은 혼자서 하고 있지만 ‘링블로그’란 사이트는 훗날 매체 연합 블로그의 대문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명씨는 미래 세대 미디어를 준비하는 블로거다. 그의 ‘뉴미디어론’을 읽기 위해 중복 방문을 포함해 하루 2000여명이 들린다. 현재의 영광에 겨워 뚱뚱하게 살찐 올드(Old) 미디어들에게 ‘링블로그’는 경고장을 던졌다.

-본인 소개를 해달라.

“매경인터넷 IT팀 기자다. 98년부터 시작한 PC 잡지 출신으로 ZDNet Korea 편집장을 지냈다.”

-무얼 담은 블로그인가?

“'뉴미디어' 관련 내용이다. 먼저 인터넷, 정보통신, 웹 2.0 등이 있다. 이런 것들은 아무래도 기자인 내가 다른 블로그보다 훨씬 신뢰성있는 정보를 줄 수 있다. 두 번째는 언론과 미디어에 관한 내용이다. 뉴미디어에 대처해야 하는 올드 미디어에 관한 내용들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운영 원칙은?

“'방문자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이어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다. 혼자 독백하는 블로그는 공감보다는 방문자를 허탈하게 만든다. 또 스트레이트 정보라도 독자적인 가치 평가를 하고 싶다.”

- 블로그에서 익명으로 활동하는 이유는?

“내가 속한 매체에 대한 고정관념이 정보 소통을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하지만 완전한 익명이라기보다 제 정체에 대해 관심있는 분을 위해 힌트를 몇 가지 배치해 놓았다. 지금은 웬만큼 아는 분들은 알고 있다.”

- 에피소드가 있다면.

“어중간한 익명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간간히 기업체에서 '홍보'를 해오는 경우도 있다. 1인 미디어가 인정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오히려 제도권 밖에서 실감한다. 사실 기자들로부터 취재 요청을 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

- 추천하고 싶은 코너가 있다면.

“날마다 재미있는 댓글을 분석해 올리는 ‘오늘의 댓글’이라는 코너가 있다. ‘댓글에도 진행자가 있으면 다르다’, ‘당구 댓글에 붙은 덧글 원츄!’, ‘스타벅스->남녀대결->술값논란’ 같은 글을 읽어주시길.”

-왜 블로그를 운영하게 됐나

“소속 매체에 블로그 서비스가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면 이유다. 한동안은 서비스형 블로그를 사용했었다. IT 관련 취재를 하다보니 여기저기서 자신들 서비스를 이용해달라는 원성이 있길래 ringblog.net 도메인을 구매했다. 기사에서 줄 수 없는 것을 주겠다는 '노컷' 정신도 있었지만, 중요한 것은 제가 데스크에서 걸러지는 여러 개인적 의견을 그대로 드러내놓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정보통신 관련 전문기자에서 전문 저널리스트로서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연습해볼 수 있는 새로운 '매체'였던 셈이다.”

-블로그 이름이 너무 일반적이다.

“블로그를 보면 '링블로그' '그만의' '아이디어' 라는 단어로 구성돼 있다. 이들 단어들은 모두 일반적인 용어다. 검색 엔진의 성능이 단순해서 관련 사이트에 대한 연관성, 내용의 일치성 등이 종합적으로 걸러지지 않는다면 이 블로그는 검색 뒤쪽으로 숨겨진다. 단순히 검색으로 우연찮게 들어오는 뜨내기들보다 연관성을 알고 자신이 찾는 내용이 있다는 것을 인지한 상태로 제 사이트에 들어오게끔 유도한 거다. 500건 내외의 방문을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좀 많이 알려져서 많이 들어오고 있다. 방문이 2000 이상이면 트래픽 초과에 걸린다.”

-방문자들은 어떻게 알고 찾아오나.

“가장 큰 홍보 채널은 블로그 모음사이트인 올블로그(www.allblog.net)다. 실시간 인기글에 많이 올라가다 보면 생각지 못하게 낚시질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레퍼러(방문 직전 링크)'를 보다 보면 서치 엔진에서 타고 넘어오는 경우를 많이 본다. 가장 많이 들어오는 단어가 '곰TV'다. 아마 이 단어로 검색을 하면 유명 검색 엔진의 첫 머리에 제 블로그가 걸리나 보다.”

원정환기자 won@chosun.com
입력 : 2006.09.06 13:50 27' / 수정 : 2006.09.06 15:1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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