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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근로자 손재주 좋아… 1주일이면 공장 투입”
개성공단 국내기업 르포
한달 임금 57.5弗… 생산성·품질, 국내 70% 넘어
전력·용수난 최대문제… 기업들 “통관시간 단축을”

▲ 개성공단 내 삼덕스타월드의 북한 근로자들이 신발을 만드는 모습. /연합뉴스
그렇게 가까운줄 몰랐다. 통일대교를 건너 도라산 역을 지나자 곧장 북한 CIQ(세관·출입국관리·검역)가 나왔고 바로 뒤에 개성공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현재 개성공단에는 10여개 국내 업체가 공장을 돌리고 있다. 남한 직원들과 북한 근로자들은 이제 ‘화장실’과 ‘위생실’, ‘괜찮습니다’와 ‘일없습네다’란 표현을 바꿔 사용할 정도로 안면을 텄다.

하지만 불투명한 국내외 정치여건 말고도, 해결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공단의 틀을 갖추기 시작했다=개성공단은 2003년 6월 착공식을 가졌다. 현재 시범단지 2만8000평에 섬유·봉제·신발을 중심으로 15개 업체가 입주,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작년에는 1500만 달러어치를 만들어 86만달러를 수출하고 나머지는 남한 내수시장에 판매했다. 우리은행과 현대주유소, 병원, 소방서, 편의점 훼미리마트 등 각종 편의시설도 입주했다.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김동근 위원장은 “내년까지 본(本)단지 1단계 100만평 개발이 끝나면 300여 국내 기업이 들어와 북측 근로자 10만여명을 고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력난과 용수난 해결을 위한 대책도 진행 중이다. 현재 시범단지에는 1만5000kW의 전력이 배전(配電)방식으로 공급되고 있으나, 본단지 1단계 100만평이 개발되면 10만㎾를 송전(送電)방식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개성공단 인근의 월고저수지에서 물을 끌어와 공단과 개성 주민에게 하루 6만t의 물을 공급할 정·배수장도 지난달 28일 착공됐다.


◆도시락 싸와 국만 얻어먹는 북한 근로자=현재 개성공단에는 건설 근로자를 포함해 모두 6500여명의 북한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주 48시간 근무. 공단에서 가까운 개성시 봉동에 주로 사는 이들은 21대의 통근버스나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버스요금은 월 5달러로, 입주업체가 부담한다.

신발업체인 삼덕스타월드 개성공장. 1000여명의 북한 근로자들이 재봉틀이나 접착제 등을 이용해 신발을 만들고 있다. 동남아 국가보다 손놀림이 재빠르다. 작업은 오전 8시30분부터지만 오전 7시쯤이면 대부분 출근한다. 점심 도시락은 북한 근로자가 직접 싸오고 회사에선 국만 제공한다.

퇴근시간은 오후 5시30분. 문창섭 사장은 “처음엔 3개월 정도 교육을 시켰으나 요즘은 1주일이면 바로 생산라인에 투입할 정도로 손재주가 좋다”면서 “다만 부산에서 원자재를 가져오는 데 통관에 너무 시간이 많이 걸려 고민”이라고 말했다.

의류업체인 (주)신원도 개성공장에서 ‘비키’ 등 각종 브랜드를 만들어 전량 남쪽으로 가져와 팔고 있다. 현장 책임자는 “생산성이나 품질이 국내 공장의 70% 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오후3시쯤이면 근로자들이 모두 나와 국민체조 같은 스트레칭을 하는 ‘업간체조’를 하는 모습도 눈길을 당겼다.

◆문제점도 많다=개성공단에 관심있는 업체들은 노동집약 업종이 대부분이라 직원 생산성에 회사의 성패가 달렸다. 따라서 근로자를 직접 지휘하고 자유롭게 상벌(賞罰)을 주고 싶어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현지를 둘러본 중소업체 B모 사장은 “월급을 개인에게 직접 주지 않고 개성시 인민위원회에 전달하는데, 근로자의 생산성과 사기를 높이려면 직접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어느 업체에서는 일 잘하는 근로자에게 초코파이를 주려고 했다가, 나중에 괜히 평지풍파를 일으킬 것 같아 그만두었다고 한다.

임금도 약간씩 오르고 있다. 개성공단의 최저임금은 노임 50달러에 15%의 사회보장세를 합친 57.5달러로 정해져 있다. 중국 칭다오(靑島)의 3분의 1 수준. 하지만 출퇴근 보조비, 부식지원, 매년 5% 이내의 임금인상 등을 합치면 실질 인건비가 껑충 뛰어오른다.

게다가 남북한 양쪽의 세관·출입국 관리소를 한번 통과하는 데 족히 1시간은 걸린다. 매번 차량과 사람에 대한 수색이 진행된다. 원활한 물류가 생명인 기업 입장에서는 아쉬운 점이다.

개성공단=최홍섭기자 hschoi@chosun.com
입력 : 2006.04.09 22:59 07' / 수정 : 2006.04.09 23:00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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