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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 일류기업 [3]] 경산 SL
국내 車전조등 시장 70% 장악
가격·디자인 세계 경쟁력 갖춰

국내 최대 자동차 전조등 업체인 SL은 경북 경산에 본사를 두고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생산기지를 지휘하고 있다.

지난 12월 20일 밤 11시 경북 경산 진량공단에 있는 SL의 대회의실.

(본사 양승호 차장) “다임러크라이슬러에 제시한 헤드램프(전조등) 가격에 대한 답변이 나왔어요?” (미국 디트로이트 사무소 이진재 차장 )“좀더 검토해보자는 분위기인데요.” “내일이라도 담당자를 다시 만나보는 게 어때요?”

양 차장과 이 차장은 화상회의용 대형 TV를 앞에 두고 마주앉았다. 두 사람 사이에 14시간의 시차(時差)나 거리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양승호 차장은 “이미 국내 공장과는 2002년, 해외 공장과는 2004년부터 화상회의로 업무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자동차 전조등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SL은 53년째 본사를 대구·경북에 두고 있다. 1954년 대구에서 창업한 뒤, 1995년 공장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옮긴 곳도 인근 경산이었다. 수도권으로 옮길 계획은 세워본 적이 없다.

요즘은 인터넷과 휴대전화가 보편화돼 지방에 본사를 두는 데 따른 핸디캡도 사라졌다. 2002년 9월엔 30여년간 유지해 오던 서울사무소도 아예 없애버렸다.

예전엔 “지방 근무가 싫다”며 고개를 가로젓던 서울지역 대학 출신들도 2003년부터는 SL에 몰려들고 있다. 지난해 신입사원 150명 중엔 서울 출신이 30%나 된다.

SL이 지방기업이라고 국내에만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니다. SL은 90년대 후반부터 미국·중국·인도 등지로 진출하면서, 현재 6곳에 해외공장을 두고 있다.

1997년 현대자동차가 인도 동남부 루막스에 현지 공장을 세우자, 함께 날아가 부품 공장을 세웠다. 2002년에는 현대·기아차 중국공장에 공급하기 위해 상하이(上海)에다 자동차 섀시 공장을 만들었고, 이듬해 현대차의 베이징(北京) 진출에 맞춰 베이징공장을 세웠다. 지난해에는 미국의 앨라배마에도 함께 진출했다.

▲ SL직원들이 대구시 북구 검단동 공장에서 직접 만든 자동차 헤드램프를 들어 보이고 있다. 대구=이재우기자jwlee@chosun.com
SL이 GM, 다임러크라이슬러에까지 부품을 공급하는 것은 탄탄한 기술력과 가격경쟁력 덕분이다. SL은 GM이 전 세계 부품 및 서비스 업체를 대상으로 선정하는 ‘최우수 협력업체상’을 2005년까지 9년 연속 수상했다.

박영호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명도(明度)와 수명뿐 아니라 디자인이 뛰어난 것이 SL제품의 장점”이라며 “가격 대비 품질에서는 세계적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SL은 지난해 부품 전문 기업으로는 드물게 1조원이 넘는 매출액을 기록했다. 세계시장 점유율도 8%대로 올라섰다. 2009년까지 세계 자동차 램프시장에서 ‘톱3’에 진입한다는 것이 목표다. (경산=홍원상기자 wshong@chosun.com )

입력 : 2006.01.12 18:15 59' / 수정 : 2006.01.12 18:25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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