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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 문화' 이대로 좋은가
‘월화수목금금금’으로 연구문화 미화돼서는 안돼
문제제기 용납 않는 수직적 권위 등 풍토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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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연구실 문화
젊은 과학도들 사이에서는 황우석 교수 의 2005 사이언스 논문 조작 사태를 계기로 왜곡된 연구실 문화 개선에 대한 반성과 자정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를 통해 한국 과학계 연구실 문화를 곱씹어 보고 일선 연구현장에 만연돼 있는 ’수직적 권위’, ’상명하복’, ’연구원 박봉’ 등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 문제 제기 용납않는 ’수직적 권위’ = “(사진조작) 지시를 받았어도 거부했어야 한다”

줄기세포 바꿔치기 공방의 중심에 서있는 K연구원의 이 같은 고백은 국내 연구실에 수평적인 의사소통이 통하지 않는 ’수직적 권위’가 팽배해 있다는 점을 여실히 반증하고 있는 대목이다.

만약 황 교수가 성과를 부풀리기 위해 논문을 조작하는 과정에 동료 연구원이나 연구실 일원 중 누군가가 과학자적 양심에 근거, 내부적으로 문제제기를 했더라면 사태가 이처럼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이런 일은 없었다. 감히 ’스승’에게 반기를 드는 것을 허용치 않는 풍토 때문이었다.

그 이면에는 논문 심사와 취업 등 자신의 미래에 중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교수에게 섣불리 문제제기를 할 수 없는 현실, 그리고 연구 성과의 모든 결실이 ’보스’격인 지도교수에게로 집중되는 구조가 자리잡고 있다.

Y대 공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한 대학원생은 “향후 진학이나 취업에서 그래도 도움을 주는 것은 지도교수인 만큼 지도교수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면서 “교수 눈밖에 나면 결국 쫓겨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H대를 졸업한 뒤 박사후 과정을 밟고 있는 다른 K씨는 “교수의 불합리한 행위로 말썽이 나도 보통은 가만 있는게 관례”라면서 “지도교수랑 싸워 다른 데로 가더라도 지금처럼 인맥이 중시되는 분위기에서는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 “연구원 경제적 안정 위한 인프라 확보 시급” = 국내 이공계 연구원들의 기술력은 전 국제적으로 비교해도 뒤지지 않지만 처우는 열악하다는 게 과학계의 지적이다.

실례로 Y대 공대 소속 석사과정 대학원생들은 등록금 면제와 함께 70만~80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고 있으며 박사 과정의 경우 등록금 면제와 함께 100만원 정도의 월급이 제공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는 외부용역이 많은 공대의 특정학과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문 계열이나 일부 이공계 연구원들의 경우는 등록금 면제 이외에는 정기적인 급여가 제공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한 상황이다.

국내 이공계 연구자들로 구성된 한국과학기술인연합의 한 회원은 “’월화수목금금금’ 또는 ’라면’으로 연구문화가 미화되어서는 안될 것”이라면서 “하부토대로서 ’연구진의 경제적 안정과 지위보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결코 군대식 연구문화가 청산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자리를 잃으면 설 땅이 없는 상황에서 보스에 대한 복종 이외에 어떤 다른 방도를 기대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어떤 방법이든 경제적 안정을 보장하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과학기술부는 ’서울대 조사위원회 발표와 관련한 입장’을 통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연구윤리 확보와 연구 진실성 검증, 연구실 문화개선, 엄정한 연구비 관리 등 연구사업 전반에 대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황교수 사태를 반면교사로” = 황 교수팀이 2005 사이언스 논문을 조작한 데에는 ’암묵적인 조작’과 언론을 통한 ’부풀리기’에 무감각한 과학계 풍토도 한몫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이는 황 교수의 거짓 장단에 맞장구를 쳤던 학계, 정부, 언론도 반성해야 한다는 지적과 맥을 같이 한다.

생물학전문연구정보센터의 한 과학도는 “언론에 자신의 업적을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때 정말 있는 그대로만 말해줄 자신이 있는지, 또는 사람들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잘 정리해 줄 수 있는지 우리의 능력과 용기를 점검할 때”라면서 “우리 주위에서는 아직도 작은 ’황우석 사건’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신청만 하면 연구비는 받을 수 있는 상태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프로젝트에 대해 결과가 좋을 수도 있다며 계속 끌고 간 적은 없는지, 논문에 별 영향도 주지 않았는데 정치적 관계 때문에 저자로 넣어준 적은 없는지 등 이번 사건을 계기로 좀 더 우리 자신을 되돌아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입력 : 2005.12.24 19:4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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