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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관광' 여행사 죽이고 살린다
평양·개성 등 연계 '북한관광 열풍' 기대
중국 경유 노선·국내관광은 손님 급감 우려

현대아산이 백두산·개성지역 시범관광을 북한과 구두합의하면서 국내 여행업계가 ‘북한 관광 특수(特需)’ 기대로 잔뜩 들떠 있다. 백두산 관광의 유일한 코스이던 ‘중국 우회(迂廻) 백두산 관광’은 작년부터 수요가 크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업계는 이번 합의로 백두산관광 수요가 새로 촉발되고, 아울러 평양·개성관광까지 연계된 복합상품이 가능할 경우 자칫 ‘북한 관광 열풍’마저 불지 않을까 크게 기대하는 눈치다.

우려도 있다. 장자제(張家界) 등 중국 유명 관광지와 연계해 백두산 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해온 중국 전문 여행업계는 비상이 걸린 상태. 금강산에 수요를 빼앗겨 타격을 입어 온 국내 관광지들도 일정기간 동안 국내 관광 공동화(空洞化)가 빚어질까 다소 우려하고 있다.


◆평양 연계 백두산 관광에 여행업계 기대감

현대아산과 북한의 합의가 알려진 다음날인 18일 금강산관광 대리점들에는 하루 종일 문의전화가 폭주했다. 업계는 내년부터 백두산 여행 수요가 3~4배 정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백두산 관광상품은 기존의 금강산 관광상품보다 매력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여행업계 전문가들은 백두산 관광의 경우 단순히 산, 명승지만을 구경하는 게 아니라 평양·개성시 내 관광까지 가능해 북한을 제대로 여행하는 느낌을 준다고 긍정 평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십만명에 이르는 실향민과 가족들, 또 중국을 경유해 백두산을 다녀온 관광객들의 재방문 욕구가 커질 것으로 여행업계는 보고 있다.

롯데관광 백현 상무는 “북쪽에서 값싸고, 내용 좋은 프로그램을 짤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경우 관광수요가 단기간 내 폭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VIP여행사 송익규(46) 상무도 “백두산 관광객이 지금의 3~4배 정도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추정했다. 올해 국내 백두산 관광객 규모는 2만5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백두산 관광 가능시기도 꽤 연장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중국경유 백두산 관광은 현지의 잦은 폭설과 입산로 차단 때문에 입산가능 시기가 여름 3개월 반(6월~9월 초) 정도로 제한돼 있다.

◆중국 경유 노선은 내년부터 찬바람 우려

중국 경유 백두산 관광을 운영해온 여행업체들은 다소 울상이다. 여름 성수기 선양(瀋陽)·창춘(長春)·옌지(延吉) 지역을 방문하는 한국 관광객의 절반 이상은 백두산 관광을 다녀 온다는 게 업계 추정. 거꾸로 값싼 지용으로 북한을 거친 관광이 가능하다면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게 뻔하다. 하나투어 홍보실 김희선 대리는 “북한 쪽 백두산 관광이 본격화되면 중국을 경유하는 백두산 관광상품은 어느정도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그나마 올해 백두산 시범관광 시기가 성수기를 비껴간 8월 말인 점에 다소 안도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에는 중국 경유 백두산 관광객 급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가격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계획이다. 중국전문 여행사인 BIE항공 박천원 이사는 “북한 쪽 백두산 관광 패키지 가격은 중국 경유 패키지에 비해 두 배 이상 비쌀 전망”이라며 “현재 70만원 전후의 가격을 더 낮추고 중국의 유명 관광지를 함께 즐긴다는 점을 집중 홍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탁홍순 속초시 관광기획계장은 “금강산에 이어 백두산 관광까지 시작되면 설악산 등 국내 관광지의 공동화는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유식기자 finder@chosun.com
백승재기자 whitesj@chosun.com
입력 : 2005.07.18 18:12 37' / 수정 : 2005.07.19 09:2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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