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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사 입김이 드라마 줄거리도 좌지우지”
PPL ‘검은 거래’ 어디까지 왔나

검찰이 수뢰혐의로 전직 PD를 입건하면서 간접광고(PPL)의 윤리적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간접광고는 인기 드라마를 통해 자사 상품을 노출하고 싶은 기업과 스타 연기자의 출연료 급등 등으로 제작비 압박을 받는 방송사(외주제작사)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면서 ‘드라마의 광고화’를 부추기고 있다. 외주 제작사가 드라마 1편을 만들어 방송사에 납품할 경우, 납품 단가는 회당 1억원 내외. 문제는 스타급의 경우 1회 출연하는 데 2000만원 내외의 출연료를 받아 몇몇 주요 배역의 출연료만 제작비의 절반이 훌쩍 넘어간다. 도저히 ‘납품 단가’를 맞출 수 없는 외주 제작사는 특정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고 상품을 은근히 비쳐 주는 방식으로 제작비를 벌충해 온 것이다. 스타급 출연을 요구하면서도 비용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는 지상파 방송사, 이 과정에서 뒷돈을 챙기는 일부 PD가 더해지면서, 결국 시청자들의 시청권은 침해받고 있는 것이다.

◆특정 상품에 대한 의도적 부각은 금지=드라마의 경우 일상 생활을 다루기 때문에 100% 완벽하게 특정 상품이 나오는 것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 때문에 방송위원회 심의규정도 특정 상품을 의도적으로 노출한 데 대해서만 제재를 가한다. 방송위는 방송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로 제작하는 외주제작사들에 한해서는 드라마가 끝난 뒤 자막을 통해 ‘협찬고지’를 할 수 있게 해줬다

◆끊임없는 간접광고 시비=그러나 ‘의도성’의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에, 방송에서 간접광고 시비는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드라마 제작에 협찬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드라마 주인공의 직업이 정해지고 줄거리까지 영향을 받기도 한다. 지난해 SBS ‘루루공주’의 경우 주연이던 김정은이 이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털어놓아 문제가 불거졌다. 방송위 관계자는 “반대로 같은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들이 한꺼번에 특정 드라마에 협찬을 하겠다고 나서는 경우는 금품을 대가로 협찬사 선정이 이뤄질 여지가 생긴다”고 말했다.

◆스타파워 이용한 간접광고도 문제=KBS 드라마 ‘황진이’의 경우, 조선시대 기생들이 황토팩을 하는 장면이 나와 간접광고 논란이 일었다. 이 드라마에 출연하는 김영애씨가 황토팩 업체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들이 방송에 출연해,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체나 출연한 영화를 노골적으로 광고하다 방송위에 적발되는 사례도 적지않다. 경기대 송종길 다중매체영상학부 교수는 “간접광고를 대가로 한 검은돈 거래는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며 “PPL을 어디까지 허용할 지 명확한 선을 긋기 위한 논의가 본격화돼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염강수기자
입력 : 2006.11.30 23:57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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