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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니 안 뽑는 치과, 애 안 받는 산부인과

병원들이 각과를 막론하고 ‘돈 되는 시술’에만 올인해 장기적으로 환자들과 의료계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경향은 하루 이틀 얘기가 아니지만 최근 몇 년 새 우후죽순 늘어난 각종 클리닉 붐이 불면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

성형외과의 경우 비급여항목인 레이저윤곽술, 레이저지방흡입, 눈, 코, 가슴 등의 미용시술은 성형외과의 대표수술이 된지 오래다.

반면 화상, 안면선천성기형, 구순·구개열 등의 재건성형은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기피사유가 돼 현재 이런 시술은 대형병원에서나 할 수 있게 됐다.

치과의 경우도 치아미백, 임플란트, 치아성형등을 통해 수익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일부 치과에서는 보험적용이 되는 충치나 잇몸치료는 뒷전이다. 충치도 신경치료를 겸하게 되는 경우가 잦고, 씌우는 보철물도 대부분 보험적용이 안된다.

실제 대부분의 치과들이 ‘위험부담에 비해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사랑니 뽑기를 기피하는 경향이 크다고 지난달 말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따라서 환자들은 사방이 치과임에도 자신이 정작 필요할 때 원하는 시술을 받기 힘든 상황이 펼쳐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위험부담’에 대해 논할 것 같으면 다른 진료과의 개복수술이나 뼈를 깍거나 잘라내는 등의 온갖 시술과 비교해보면 그리 타당한 이유는 아닌 것 같다는 게 중론이다.

결국 ‘돈 되는 시술’ 열풍의 단면일 뿐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요즘은 전문과를 벗어나 돈 되는 시술이라면 모두다 동시에 진료하는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반증한다.

저출산과 맞물려 거의 고사위기에 놓인 산부인과의 경우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각종 클리닉에 올인 하고 있다.

산부인과의 기본진료위에 비만이나 노화방지, 스킨케어 클리닉으로 변신해 여성들이 많이 찾는 클리닉운영 등으로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모 산부인과 관계자는 “피부영양관리만 해도 되고 상태에 따라 IPL이나 필링도 원장님이 시술한다”도 설명한다.

전문의가 아닌 산부인과 의사가 진료과목을 피부과를 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전문의파괴 현상은 모든 과에 걸쳐 일반화된지 오래다.

또 몇 해 전만 해도 인기였던 안과의 라식수술은 이제 그 부작용등으로 새 기술에 밀려 가격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우후죽순으로 라식시술을 해대던 안과들이 이제는 라섹, 에피 라식, 웨이브프론트와 같은 최신기술들을 앞세워 환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게다가 요즘 안과들은 쌍커풀을 시술하는 경우도 흔한 상태. 돈 되는 기술이라면 모두 다 섭렵하는 상황이다.

모 안과 관계자는 “오히려 눈의 구조를 다 이해하고 있어서 문제가 없다”며 “성형외과나 안과냐를 구분하는 것보다 원장님의 실력이 중요한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같은 현실에 대해 의료소비자시민연대 강태언 사무총장은 “각과별로 수급난이 이미 위험수위로 가고 있고 장기적으로 방치될 경우 진료수급 문제에 큰 타격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부 돈 되는 진료만 골라하는 진료행태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더불어 “정부차원의 관리감독 강화와 법률적인 장치들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어차피 전면적인 의료법개정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부분들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의료계 관계자들은 왜곡된 의료수가 체계의 개편없이는 이와같은 기형적인 현상은 개선되지 않고 심화될 것이라며 의료수가 체계의 근본적인 개선을 주장했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입력 : 2006.10.23 12:4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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