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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나고 기침하면 무조건 감기?
‘감기쯤이야’ 하다가 중요 질환 놓칠 수도 있어
가을철 열성 질환, 결핵, 장티푸스 등의 초기 증상 감기와 비슷

많은 사람들이 열이 나거나 기침을 하면 ‘감기 기운이 있다’고 생각한 나머지 감기약만 먹고 지나치게 된다. 물론 건강한 상태에서 갑자기 열과 기침, 콧물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면 일단 감기를 의심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감기 환자들이 많게 마련이다.

하지만 결핵이나 장티푸스, 가을철 열성 질환, 심지어는 백혈병이나 에이즈 등 위중한 질환 중에도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한 것이 많아 괜히 증상만으로 감기 증상을 단정했다가는 자칫 내 몸의 중요한 신호를 그냥 지나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게 전문의들의 지적이다.

증상만으로 볼 때 자칫 감기로 오인하기 쉬운 질환들을 살펴본다.

■ 믿는 ‘감기’에 발등 찍힌다? = 감기의 가장 흔한 증상으로는 콧물, 인후통, 기침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감기 중에는 이러한 전형적인 증상 없이 발열, 두통, 근육통만 보이는 경우도 있으며, 때로는 이중 한두 가지 정도만 나타날 수도 있다.

문제는 이렇게 다양한 증상들이 자칫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는 중증 질환들의 초기 증상과 유사하다는 점이다. 많은 질환들이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가 좀 더 늦게 본모습을 드러내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원래 질환의 특징적인 모습을 다 보이지 않은 채 약하게 지나가기도 한다. 이런 질환들은 증상만으로 진단을 내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며 특히 초기의 경우엔 더욱 그렇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처럼 감기라고 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지나쳤다가 병이 위중해지는 경우가 드물지 않은 만큼 감별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 열나고 쑤시는 몸살감기, 가을철 열성 질환일 수도 = 초기 증상이 감기와 구분하기 어려운 질환의 대표적인 예로 가을철 열성 질환을 들 수 있다. 쓰쓰가무시병과 한국형 출혈열, 렙토스피라증으로 대표되는 열성 질환은 대개 가을철 산이나 들에서 야외활동을 하고 1~3주 정도 후에 증상이 나타난다.

이들 열성 질환은 일반적인 감기 증상과 비슷한 발열,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으며 이외에도 다른 특징적인 증상들이 있다.

쓰쓰가무시병은 몸에 약 0.5~1㎝의 가피(부스럼 딱지)가 나타나며 림프절이 커지고 전신에 붉은색의 반점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형 출혈열이라 불리기도 하는 ‘신증후출혈열’은 눈이 빨갛게 충혈되거나 입천장과 겨드랑이에 점상 출혈을 보인다. 또한 목의 V자형 발적이 또 다른 특징이다. 심한 경우 소변의 양이 줄거나 소변이 나오지 않는 점이 다른 질환과 구분이 된다.

렙토스피라증은 근육통이 특히 심한데 그중에서도 등과 다리의 근육통이 뚜렷하다.

모기에 의해 전염되는 말라리아도 초기 증상이 감기와 유사하다. 특히 두통과 발열이 그러한데 열은 하루 종일 나는 게 아니라 주기적으로 39도까지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하며 심한 몸살이 나타난다.

말라리아는 경기도 북부 휴전선 근방에서 일을 하거나 부근지역을 여행한 사람에게 발생하는 게 특이할 만한 점이다.

■ 기침 달고 산다면, 만성 호흡기질환 의심 = 기침의 경우 감기와 직접적으로 연관지어 생각하기 쉽지만, 대부분의 호흡기 질환들이 기침 증상을 보인다.

그중에서도 결핵의 경우 기침과 가래, 피로감, 신경과민, 미열 등을 초기 증상으로 하기 때문에 감기로 오인해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도 흉통, 호흡곤란, 권태감, 식욕부진 등이 나타날 수 있는데 때로는 발병이 되어도 일정기간 아무런 증세가 없는 경우도 많다.

천식 또한 감기로 오인하기 쉽다. 천식은 천명, 호흡곤란, 기침의 전형적인 3대 증상이 발작적으로 나타나며 비전형적인 경우 단순한 만성 기침 또는 흉부 압박감, 원인을 알 수 없는 호흡곤란의 증상만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알레르기성 비염 또한 기온 변화나 먼지를 들이마셨을 때 재채기, 콧물 등의 증상을 나타내기 때문에 ‘항상 감기에 걸려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 감기처럼 다가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들 = 그밖에 생명을 위협하는 위중한 질환들 중에도 초기 증상이 감기와 유사한 예가 많다.

장티푸스의 경우 처음에는 두통, 발열, 기침과 함께 감기몸살 기운으로 나타난다. 특징적인 증상은 무력감, 식욕감퇴, 코피, 설사, 변비, 그리고 원인을 알 수 없는 고열이 반복된다. 장티푸스는 치료하지 않으면 25% 정도의 환자들이 사망한다.

또한 빈혈증세를 비롯해 코피와 멍 등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는 급성백혈병과 달리 만성백혈병은 특별한 증상이 없다. 종종 느껴지는 미열과 무력감 등을 감기로 오해하고 병원을 찾았다가 백혈병을 발견하기도 한다. 혈액검사와 골수검사를 통해 백혈병을 확진할 수 있다.

류머티스성 관절염 역시 발열과 근육통 및 피로감을 동반하면서 유사 감기증상을 나타낸다. 류머티스성 관절염은 골관절염과 달리 전신에서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관절과 근육에 통증과 경직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이런 증상은 주로 손가락과 손목의 관절에 많이 생기며 팔꿈치, 어깨, 무릎, 발가락과 발목의 관절에도 잘 생긴다.

뚜렷하지는 많지만 AIDS나 폐종양 등의 악성질환의 초기 단계에서도 발열과 기침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있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증상 가볍더라도 2주 이상 감기 지속되면 의사와 상의 = 감기예방을 위해서는 외출에서 돌아오면 손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을 하는 게 최선이다. 비타민 C가 풍부한 과일 등을 많이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수시로 실내공기를 환기시키는 한편 가습기나 젖은 수건을 이용해 적절한 습도를 유지는 것도 감기 예방의 기본이다.

일단 감기에 걸리면 충분히 쉬고 물을 많이 마시도록 한다. 몸에서 열이 나면 수분이 증발되는 만큼 물을 마시면 탈수 현상을 막을 수 있다. 물은 가래를 몸에서 빼주는 역할도 한다.

일반적으로 감기가 2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감기 증상이 너무 오래 지속된다 싶으면 단순히 감기가 아닐 수 있다는 의심을 해볼 필요가 있다. 또 말 그대로 ‘감기’일지라도 증상이 심하면 기관지염이나 폐렴, 축농증, 중이염 등의 합병증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아무리 증상이 가볍더라도 2주 이상 지속되는 감기는 반드시 조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

(도움말 : 한림대의료원 한강성심병원 감염내과 우흥정 교수)

서울=연합뉴스
입력 : 2006.10.23 11:3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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