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작게 100자평 쓰기  블로그 스크랩  이메일  프린트 

[공연 리뷰] '영영 이별 영 이별'

예술은 위대하다. 역사속에 묻혀있던 한 여인을 살려내다니.

산울림소극장에서 공연중인 윤석화의 모노드라마 '영영 이별 영 이별'(김별아 원작, 임영웅 연출)은 비운의 단종비 정순왕후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단종이야 그 비극적 삶이 잘 알려져있지만 그의 아내였던 정순왕후는 사실 역사의 그림자속에 묻혀있었다. 이런 그를 원작자 김별아가 역사적 사실에 문학적 상상력을 더해 소설로 부활시켰고, 배우 윤석화는 거기에 육신의 이미지를 부여했다. 정순왕후는 윤석화의 연기를 통해 새로운 생명을 얻은 것이다.

지난 상반기 연극 '위트'에서 삭발투혼을 불사했던 윤석화는 이번 무대에서도 관록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사실 '한번 하고 나면 수명이 단축된다'는게 모노드라마다. 큰 준비없이 덤볐다가 낭패를 본 배우들도 여럿 된다.

윤석화는 100분간의 공연을 노련하게 이끈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이면서 동시에 연주자같다. 초반부의 잔잔한 독백에선 관객들을 자연스럽게 극으로 끌어들이고, 어린 단종과 결혼하게된 사연을 이야기하면서 서서히 관객을 몰입시킨다. 이어 가슴 아픈 이별과 단종의 죽음을 회상할 때면 거센 폭풍우가 몰아치듯 감정을 극단으로 끌어올린다. 짧지만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삶의 용기를 얻는 장면에선 관객들도 잠시 따스함을 느낀다.

정순왕후는 85세까지 천수를 누렸다. 그는 윤석화를 통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쉬운' 방법보다는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야한다는 불가해한 생의 명령을 따라야 한다고 지금 우리들에게 말한다.

어떤 면에서 이 작품은 모노드라마가 아니다. 여기저기서 번지는 객석의 흐느낌이 조연 역할을 충실히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2월19일까지. (02)334-5915

스포츠조선 김형중 기자
입력 : 2005.11.28 13:13 03'

100자평 쓰기  블로그 스크랩  이메일  프린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