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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기능 수치 정상이라도 안심못해"

연세대의대 김현창·서일교수팀 추적 조사

간질환 남자 사망자, 10명중 3명 정상…현행 'AST·ALT40'기준수치 낮춰야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doctor@chosun.com
입력 : 2004.04.27 09:58 57'

간염 등으로 만성 간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라면 간기능 수치 검사 결과에 따라 일희일비(一喜一悲)하게 마련이다. 정상이면 ‘안심’, 기준치를 넘으면 ‘불안’이다. 하지만 간기능 수치가 정상 범위라도 수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간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상이라도 ‘안심’할 수 없으며, 간 기능 검사 기준치를 더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김현창·서일 교수팀은 지난 90년 당시 의료보험 가입자 가운데 35~59세에 속한 18만여명을 무작위 선정한 후, 90~92년 건강검진시 실시한 간기능검사 AST와 ALT수치를 조사했다.


AST와 ALT는 간세포 내에 있는 효소로, 간세포가 손상을 받으면 혈액 내로 흘러나와 혈액 내 농도가 증가하므로, 간기능을 나타내는 수치로 쓰인다. 예전에는 이를 GOT와 GPT로 불렀으며, 정상 기준치는 대개 40(IU/L) 이하다. 연구팀은 이들을 대상으로 93년부터 2000년까지 8년간 14만2055명을 추적 조사해서, AST·ALT수치와 간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의 관계를 연구했다.

그 결과 AST 수치가 20 미만인 경우에 비해 20~29인 경우가 간 질환 사망위험이 남자는 2.5배, 여자는 3.3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39인 경우는 무려 남자는 8.0배, 여자는 18.2배가 증가했다. 즉 정상 범위(40 이하)라도 수치가 높을수록 사망위험도가 급격히 높아지는 것이다.

ALT의 조사 결과도 유사했다. 20~29인 경우 간 질환 사망위험이 남자는 2.9배, 여자는 3.8배 증가했다. 30~39이면 남자는 9.5배, 여자는 6.6배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래프 참조)

이 같은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영국의학저널(British Medical Journal)’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 조사는 사망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나이·비만도·음주·혈당·콜레스테롤치·간질환의 가족력 등을 감안한 결과이다.

김현창 교수는 “간기능 수치의 정상 범위는 검사 방법과 시설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대개 40 이하면 정상으로 판정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결과는 바로 이 판정 기준을 더 낮추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간기능 수치 정상 기준치를 낮추면 간 질환의 조기발견에는 도움이 되지만 간 질환이 없는 사람이 불필요한 추가 검사를 받게 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감안, 남자의 경우 AST는 31, ALT는 30을 최적의 기준치로 제시했다. 여자의 경우는 남자보다 여자의 AST, ALT수치가 비교적 낮다는 사실을 감안, 정상 기준치는 30보다 낮아야 할 것이라고 연구진은 추정했다. 이 같은 근거는 이번 연구에서 간질환으로 사망한 사람 가운데 남자 32%, 여자 14%가 30~39 범위의 AST, ALT수치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서일 교수는 “새로 제시된 기준치를 이용할 경우 간질환 조기발견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AST, ALT 농도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간 질환이 있다는 것은 아니므로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간 질환을 의심할 만한 다른 증상이나 위험요인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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