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이 수도 베이징 서부에 펜타곤(미국 국방부 청사)의 10배 이상 규모로 세계 최대 전시(戰時) 사령부를 건설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31일 보도했다. FT는 위성사진과 전·현직 미국 정보 당국자들의 분석을 근거로 “중국군이 베이징에서 남서쪽으로 30㎞ 떨어진 곳에서 지난해부터 약 6㎢ 규모의 복합 단지를 건설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위성사진에서는 견고한 벙커로 추정되는 깊은 구덩이들의 모습도 포착됐다. 이 위성사진에 대해 잘 아는 소식통은 FT에 “해당 현장에 철근콘크리트와 깊은 지하 터널 등이 있는데, 이는 민감한 군사시설의 특징을 망라한 것”이라고 했다.
다수의 미 군사 전문가는 이 시설이 전시 사령부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전직 미국 고위 정부 당국자는 “현재 베이징 서부 시산(西山)에 있는 중국의 주요 보안 지휘 센터는 냉전 시기에 지어졌고 베이징 도심의 인민해방군 본부도 전시 지휘 본부로는 안전하지 못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새 시설의 규모, 일부는 지하로 들어가 있는 특징 등으로 미루어볼 때 이곳이 전시 지휘 본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FT에 말했다. 미 국가지리정보국(NGIA)의 위성 이미지 분석 전문가로 일했던 레니 바비어스는 “5㎢ 면적에 크레인 최소 100대가 작업하고 있다”면서 “지하 통로로 연결된 여러 지하 시설 건설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보도 내용이 맞을 경우 이는 첨단 핵전쟁 전투 능력을 구축하려는 중국 의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건설 사업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2027년 창군 100주년을 앞두고 군사력을 증강하기 위한 조치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정보 당국은 “2027년까지 대만 침공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침에 따라 중국군이 현재 핵탄두 보유량을 늘리고 각 군 통합 전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해당 위성사진과 관련한 FT 질의에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면서 “중국은 평화적 발전의 길과 방어적 성격의 방위 정책에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건설 장소가 전시용으로 적합한지 의문도 제기했다. 대만 군사 연구소인 ‘전략과 워게임 연구협회(CSWS)’의 쉬옌즈 연구원은 “부지 면적이 일반적인 군 기지나 군사학교보다 훨씬 넓어서 행정조직이나 대규모 훈련 기지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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