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팬이라면 지난해 6월 열린 란커배 원년 대회 결승 3번기를 잊지 못한다. 에이스 신진서가 중국 구쯔하오에게 1국을 승리하고도 귀신에 홀린 듯 2·3국을 내줘 준우승에 머문 대회다. 한국 바둑계는 큰 충격을 받았고 신진서도 후유증에 오래 시달렸다.
2회 대회를 맞은 한국의 반격이 매섭다. 지난주 취저우에서 8강까지 추린 본선 토너 결과 절반인 네 자리를 한국이 채웠다. 주최국(중국·3명)보다 많다. 국내 랭킹 1~3위 신진서(24), 변상일(27), 박정환(31)과 5위 강동윤(35)이 모두 올라갔다.
가장 주목받은 기사가 강동윤(사진 왼쪽)이다. 신예 리웨이칭에 이어 16강전서 중국 톱스타 커제(27)를 잠재웠다. 2016년 20회 LG배 우승 쾌거를 재현할 듯한 기세다. 강동윤의 커제 상대 총전적은 4승 5패로 격차가 좁혀졌다.
역시 30줄에 접어든 박정환의 투혼도 화제가 됐다. 셰커와 벌인 16강전서 반집을 이겼다. 앞서 32강 리쉬안하오전(25일), 그리고 10회 잉씨배 우에노전(21일)에 이은 3연속 반집승이다. 박정환의 8강전 상대는 지난해 신진서를 울린 구쯔하오로 결정됐다.
전기 준우승자 신진서는 16강전서 장타오를, 춘란배 보유자 변상일은 장치룬을 상대로 컨디션을 점검했다. 우승 상금 180만위안(약 3억4000만원)이 걸린 이 대회는 6월 27일부터 장소를 신장 우시로 옮겨 속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