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인 석유화학 기업인 롯데케미칼의 충남 대산공장 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했다. 12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노총 산별노조인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화섬노조) 소속이던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노조(대산지회)가 지난달 30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화섬노조 탈퇴안을 통과시켰다. 찬성률은 약 80% 수준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은 국내에서 전남 여수, 충남 대산, 울산 등에 공장이 있다. 노조도 공장별로 있다. 대산공장 노조는 대산공장 직원 700여 명 중 약 420명이 가입하고 있다. 대산공장은 당초 현대석유화학 공장이었으나 롯데케미칼이 지난 2003년 인수했다. 2008년에는 법인도 합병했다. 하지만 합병 이후에도 회사와 교섭은 롯데케미칼 전남 여수공장 노조가 주로 맡았다. 대산공장 노조는 “여수 노조 위주로 교섭이 진행돼 우리 요구가 잘 반영되지 않는다”며 지난 2017년 화섬노조에 가입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사측이 계속 여수공장 노조와 교섭해 이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 ‘산별노조 가입해도 달라진 게 없다’는 불만이 탈퇴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노조의 민노총 탈퇴 결정은 지난달 18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집단 탈퇴를 막는 화섬노조 규약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리게 해 달라’는 고용노동부의 의결 요청을 인정한 것과 연관이 있다. 집단 탈퇴를 막는 화섬노조 규약에 대해 정부가 ‘문제 있다’는 판단을 내려, 탈퇴해도 괜찮다는 신호를 줬다는 것이다. 민노총 소속이었던 포스코지회와 원주시청 노조는 탈퇴 과정에서 비슷한 규정을 이유로 각각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와 전국공무원노조로부터 임원이 제명당하거나 소송을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