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8일 여름휴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한다. 윤 대통령은 휴가에 들어간 지난 1일부터 서울 서초동 사저에 머물며 국정 운영 방안을 고민해 왔다. 윤 대통령은 업무에 복귀하면서 “더 낮은 자세로 국민 뜻을 받들겠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윤 대통령은 당장 큰 폭의 인적 개편에는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권에선 윤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는 다음 주쯤이나 9월 정기국회에 들어가기 전에 일부 부처 장관이나 대통령실 참모진을 교체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여름휴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부터 서울 서초동 사저에서 휴가를 보내며 국정 운영 방안을 고민해왔다. 윤 대통령은 업무에 복귀하면서 “더 낮은 자세로 국민 뜻을 받들겠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윤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주한 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참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대통령실 관계자는 7일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업무에 복귀하면서 더 낮은 자세로 국민 뜻을 받들고 이를 국정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힐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실 참모들은 여론조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로로 국민의 뜻을 헤아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통령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참모진 인적 쇄신론에 대해선 “전적으로 인사권자의 결정 사항”이라면서 “취임 석 달이 채 지나지 않은 만큼 대통령을 모셨던 부족함이 드러난 참모들에 대해 다시 한번 분발을 촉구하는 당부를 하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경제난 극복이 최우선 당면 과제”라며 “특히 서민이나 취약 계층이 경제난 때문에 고통받거나 삶의 질이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경제 살리는 일에 주력하도록 할 것으로 짐작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당장은 인적 쇄신보다는 민생 경제 살리기 국정 기조를 강화하는 쪽으로 민심 수습에 나설 것이란 뜻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휴가 기간에 가까운 원로 인사와 여권 정치인 등 다양한 채널로 민심을 들었다고 한다. 윤 대통령 자문에 응한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휴가 중에 지지율이 24%(한국갤럽 5일 발표 조사)로 떨어지는 등 민심 이반이 심상치 않다고 보고 일부 각료와 대통령실 참모진 교체를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취임 석 달밖에 안 된 상황에서 지지율에 연연해 사람부터 바꾸는 건 능사는 아니다”라며 큰 틀의 인적 개편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인사는 “대통령은 임기 5년을 내다보고 부동산 시장 안정화, 불법 파업 엄정 대처, 한미동맹 복원, 대북 관계 재정립 등 국정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그 성과로 국민에게 평가받아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낮은 자세로 새 정부 국정 기조를 국민께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오는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지역 방문에도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8·15 경축사를 통해서는 북한이 비핵화에 나서면 북한 경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미·북 관계 개선 등 안보 우려도 해소하는 내용을 담은 ‘담대한 계획’에 대해서도 진전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 여권 핵심 인사는 “대통령도 지지율 24%가 뜻하는 민심의 무게를 알고 있다”며 “인적 쇄신 등 다양한 목소리를 겸허하게 경청하고 있다”고 했다. 한 대통령실 인사는 “인적 개편을 하더라도 후임자 물색이나 검증 등 시간이 필요하다”며 “대통령이 각계의 목소리에 귀를 열어둔 만큼 취임 100일(8월 17일)을 전후해서나 9월 정기국회 시작 전에 필요한 인적 개편을 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했다. 여당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문제 등이 마무리되면 일부 각료나 참모진 교체를 결단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등 일부 참모는 주변에 “윤석열 정부의 국정 동력 회복을 위해서라면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일각에선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낮추는 정책을 불쑥 꺼내 혼선을 부른 박순애 교육부 장관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이 국회 대응 상황을 봐가며 거취를 고민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