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해군 프리깃함 ‘어드미럴 고르시코프’함이 북극해의 일부인 바렌츠해에서 극초음속 대함 순항미사일 ‘지르콘’을 시험 발사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참여한 러시아 과학자가 연구 기밀을 국외로 유출한 혐의를 받아 체포됐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이 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러시아 매체들에 따르면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시베리아 지부 소속 이론·응용역학연구소 소장인 알렉산드르 시프류크 박사가 최근 반역 혐의로 체포돼 모스크바의 레포르토보 구치소에 수감된 상태다. 러시아 당국은 기밀이 어느 나라로 유출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시프류크 박사는 극초음속 상태를 시뮬레이션하는 실험실을 이끌며 극초음속 비행체 개발에 참여했다.

러시아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참여한 과학자가 스파이 혐의로 체포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시프류크 박사와 같은 연구소의 수석연구원 아나톨리 마슬로프도 극초음속 미사일 연구와 관련한 국가 기밀 정보를 외부에 유출한 혐의로 지난 6월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사흘 뒤에는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시베리아 지부 레이저물리연구소 과학자 드미트리 콜케르가 중국 보안 당국과 협력한 혐의로 구금됐다.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았던 그는 체포된 지 이틀 만에 숨졌다.

러시아 과학자들의 기밀 유출 혐의로 인한 잇따른 체포는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위한 국가 간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벌어진 것이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마하5(음속의 5배) 이상의 속도로 날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등 현존 미사일 방어 시스템으로는 요격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한 달 뒤인 지난 3월 우크라이나 군 시설을 겨냥해 극초음속 킨잘 공대지미사일을 발사하며 실전에도 등장시켰다.

지금까지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 소수에 불과하며, 최근 일본도 극초음속 미사일에 사용될 엔진의 첫 시험비행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