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시 태어났고, 야구장에는 새로운 풀이 돋았어요/ 3루를 돌아 홈으로 달려가고 있어요/ 그는 갈색 눈의 멋진 남자입니다(We’re born again, there’s new grass on the field/ A-roundin’ third, and headed for home/ It’s a brown-eyed handsome man).”
CCR(Creedence Clearwater Revival)은 컨트리와 블루그래스 같은 미국 민속음악에 뿌리를 둔 전형적인 아메리칸 밴드였다. 그들이 발표한 첫 여섯 개의 앨범은 모두 플래티넘을 획득했고 1970년대 한국에서의 인기도 비틀스에 못지않았다. 이 CCR의 독보적인 선장인 존 포거티는 그러나 팀 해체 후 판타지 레코드사와의 오랜 법적 분쟁으로 십 년이 넘도록 고난을 견뎌야 했다.
침묵을 깨고 1985년 발표한 컴백 앨범은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오름으로써 그가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했던 로커였음을 드라마틱하게 증명한다. 이 앨범의 동명 타이틀 곡인 이 노래는 미국의 국민 스포츠인 야구에 대한 경쾌하고 화창한 헌사다. 그리고 서두에 언급한 노랫말에 나오는 ‘갈색 눈의 멋진 남자’는 다름 아닌 메이저리그 첫 번째 흑인 선수이자 명예의 전당 헌액자인 브루클린 다저스의 42번 2루수 재키 로빈슨이다.
그는 경기장 안과 밖에서 악질적인 인종차별 행위에 시달렸지만 그 슬픔을 위대한 경기력으로 승화시켰다. 물론 그를 메이저리거로 발탁한 다저스의 단장 브랜치 리키(재키 로빈슨의 생애를 다룬 영화 ‘42′에선 해리슨 포드가 이 역을 맡았다), 그리고 이 흑인 선수의 데뷔전에서 보이콧을 외치는 흉흉한 관중석을 향해 재키와 어깨동무를 하는 퍼포먼스를 보인 백인 유격수 피 위 리즈(그 역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선수이다) 같은 백인 조력자들 또한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지 정확히 50년이 되는 1997년 4월 15일, 그의 등번호 42번은 메이저리그 전 구단의 영구 결번으로 지정되었다. 그리고 2007년,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4월 15일을 재키 로빈슨 데이로 지정하고 모든 선수와 코치, 심판까지 42번을 달고 경기에 임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