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시절 검정(檢定)을 통과한 고등학교 정치 교과서 가운데 일부가 초판 발행 이후 수정·보완하는 과정에서 관련 사진을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들어간 사진으로 교체한 사실이 드러났다.
20일 국회 교육위원회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국·검정 교과서 수정 내역’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고교 사회 선택 과목인 ‘정치와 법’ 교과서 2종의 2020~2021년 수정판에서 기존 학습 자료 사진들이 민주당이나 문재인 정부 정책 관련한 사진으로 교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래엔 출판사 고교 정치와 법 교과서는 ‘정당 공천 심사’를 보여주는 사진이 민주당 공천 심사 사진으로 교체됐다. 기존 사진은 정당 로고가 잘 보이지 않지만, 바뀐 사진은 민주당 로고 색 배열이 뚜렷하게 드러나 있다. 지학사 교과서에는 ‘정치 참여 주체’를 설명하는 부분에 이낙연 전 총리(당시 국회의원)가 기자회견하는 사진이 새로 들어갔다. 기존에는 인물이 누군지 식별하기 어려운 국회 기자회견 사진이었는데, 특별한 이유 없이 이 전 총리 사진으로 바뀐 것이다. 교육 과정이 바뀌지 않아도 교과서는 거의 매년 수정된다. 오·탈자나 내용 오류를 바로잡고, 부적절한 사진·그림이 발견되면 교체하기도 한다. 하지만 수정판을 찍은 미래엔·지학사 정치와 법 교과서처럼 오류나 문제가 없는데도 자료 사진들만 특정 정당과 관련된 사진으로 바꾸는 것은 이례적이다.
통상 출판사에 교과서 수정 민원이 접수되면, 집필진과 협의해 내용을 수정하고 교육부 최종 승인을 받는다. 이번에 거론된 미래엔·지학사 교과서의 경우 현직 교사로 구성된 교과서모니터링단 제안에 따라 수정이 이루어졌다. 이태규 의원은 “교과서에 사용할 사진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특정 정당을 연상하거나 암시하는 사진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정치 편향”이라며 “교과서 수정·보완이 정파성을 배제하고 합리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