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 다수가 3월 임시국회 중 해외 출장과 워크숍을 떠난 것으로 2일 나타났다. 이들 중 일부는 임시국회가 열리기도 전에 출국했다. 국민의힘은 3월 임시국회를 6일부터 열자고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민생현안이 급하다”며 이례적으로 휴일인 1일 개원을 강행했다. 하지만 2일까지 상임위나 본회의는 열리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의 집단 외유에 대해 “임시국회가 ‘이재명 방탄’용임을 자인하는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과 고민정 최고위원, 조승래 의원 등은 지난달 28일 새벽 이동통신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23) 참석차 스페인으로 출국했다.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2월 27일) 직후 해외로 나간 것이다. 정 최고위원 등의 방문은 상임위 차원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국회 예산이 투입됐다. 한 참석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 외교 차원에서 간 것이며 눈코 뜰 새 없이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출장에 여당 소속 과방위원은 동행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 측 관계자는 “원내와 당내 현안 등 시급한 일이 많아 해외로 나갈 수 없었다”고 했다.
민주당 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 소속 국회의원 20여 명도 임시국회 소집 하루 만인 2일 베트남으로 출국했다. 이들은 하노이에서 2박 3일 워크숍을 가진 뒤 오는 4일 귀국한다. 더좋은미래 대표인 강훈식 의원 측은 입장문을 통해 “여러 정치 일정에 따라 수차례 연기하다 오늘 진행한 것”이라며 “국회 경비 지원이 아닌 참석 의원들의 갹출로 이뤄졌다”고 했다.
민주당 안민석·임종성·강선우 의원과 민주당 출신 무소속 윤미향·양정숙 의원도 지난달 28일 ‘일본 정부의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신청 철회’ 촉구 서한 전달 등을 이유로 일본 도쿄로 출국했다가 2일 귀국했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민생이 시급하다며 3·1절부터 국회를 열자고 우기더니 ‘이재명 방탄’ 임무를 완수하자마자 지도부까지 외유를 떠났다”며 “국회가 오로지 이재명 대표 한 사람의 방탄만을 위해 소집된 사실이 부끄럽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