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부산까지 20분 만에 갈 수 있는 초고속 이동 수단 ‘하이퍼튜브’ 실증 사업 우선협상자로 전북 새만금이 선정되면서 새만금 개발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이퍼튜브는 진공 상태에 가까운 튜브 안에서 최고 시속 1200㎞로 주행하는 미래형 차세대 초고속 교통수단이다. 비행기처럼 처음에는 바퀴로 가다가 시속 150㎞에 도달하면 지면에서 떠올라 속도가 더 빨라진다. 하이퍼튜브 사업 유치를 계기로 새만금 일대가 공항·항만·철도, 자율주행 시설 등 다양한 인프라를 갖춘 미래 교통망의 핵심 거점이 될 것으로 전북도는 기대하고 있다.

18일 전북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최근 ‘초고속 이동 수단 하이퍼튜브 기술 개발’ 종합시험센터 부지 공모를 실시한 결과, 전북 새만금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2024년부터 2032년까지 9년간 이어지고, 연구비 9046억원이 투입된다.

전북도는 종합시험센터가 들어설 새만금 농생명 용지 22만㎡를 무상으로 빌려주고, 국토부는 이 부지에 하이퍼튜브 핵심 기술 연구를 위해 필요한 ‘아진공’ 튜브를 설치할 예정이다. ‘아진공’은 진공에 가까워 공기 저항이 거의 없는 상태다. 기압은 0.001∼0.01 수준이다. 튜브가 놓일 시험 선로 길이는 12㎞, 폭은 12m다. 선로 인근엔 1만600㎡ 규모의 시험센터도 들어선다. 이곳엔 연구동, 관제실, 차량 검수고, 변전 시설 등이 설치될 예정이다.

앞서 부지 공모에는 전북도를 비롯해 경남 함안군, 충남 예산시가 참여했다.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은 지난 4일 전문가 9명으로 ‘부지 평가 위원회’를 구성해 평가를 진행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이날 직접 발표자로 나서 평가 위원들을 설득했다. 평가 결과 전북이 총점 683.15점으로 경남(662.45점)과 충남(655.45점)을 앞질렀다. 전북도 관계자는 “새만금 부지는 100% 국유지로 용지 확보가 쉽고, 민원 발생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최적 장소로 평가받았다”며 “도지사가 직접 나서 새만금 특별법에 따라 법적·행정적 절차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도 유치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전북도는 인허가 절차 등 사업을 구체화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한 뒤 국토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이를 바탕으로 하이퍼튜브 연구·개발(R&D) 사업 예비 타당성 조사를 거쳐, 오는 2027년까지 연구 개발과 설계를 진행한다. 이어 2030년까지 아진공 튜브와 시험 선로를 구축하고 자기력으로 차량을 부상·추진시키는 부상 궤도 연구를 진행한다. 오는 2031년부터 시험 운영하고, 사업이 완료된 이후에도 종합시험센터는 하이퍼튜브 차량, 용품, 안전 장비 인증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전북도는 “전북은 하이퍼튜브에 사용될 첨단 융·복합 소재에 대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며 “선도 기업의 연구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간 답보 상태를 보이던 새만금에 개발의 청신호가 켜지면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전북도는 종합시험센터가 완공되면 관련 기업 유치로 20년간 총 9조8000억원이 넘는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북도는 하이퍼튜브를 중심으로 새만금을 미래 교통망의 핵심 거점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현재 새만금엔 시속 60㎞ 이하로 달리는 자율주행 시험장이 가동되고 있다. 여기에 2029년엔 사업비 8077억원을 투입하는 새만금 신공항이 개항하고, 2040년엔 3조1752억원이 투입되는 새만금 신항만도 완공될 예정이다.

김관영 전북지사는 “새만금에 미래 교통망의 핵심 시설이 들어서면 내부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미래 교통망과 새만금 고군산케이블카 등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연계해 새만금을 글로벌 관광산업의 메카로 조성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