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is still a never ending melody(사랑은 여전히 끝나지 않는 멜로디)~.”
지난 16일 오후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 사마라 조이(24)의 첫 내한 공연에서 가장 먼저 귀에 들어온 건 울림을 철저히 제거한 마이크 소리였다. 사마라는 사실상 생목소리를 투과시키는 이 마이크로 지난해 10월 발매한 3집 ‘Portrait’의 수록곡 ‘Reincarnation of a lovebird’의 1절을 무반주로 불렀다. 밴드의 연주나 마이크 울림에 기대지 않고도 미묘한 반음을 또렷하게 실어내는 그의 정밀한 보컬에 객석에서 환호가 쏟아졌다.
공연 이튿날인 17일 서울 용산구 한 호텔에서 만난 그는 “공연 때마다 공연장의 울림이 충분하면 일부러 마이크 리버브(잔향)를 제거한다. 자연스러운 소리를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인터뷰 중간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또렷이 말했다. 그는 “이번 공연에선 본래 한 곡만 하던 앙코르를 두 곡이나 했다. 내 공연에선 전례 없던 일”이라며 “한국 관객들은 정말로 열정적이다”라며 웃었다.
사마라 조이는 세계 재즈 가수 중에서도 ‘그래미 신데렐라’로 주목받은 신예다. 올해까지 그래미 트로피만 5개를 들어 올렸다. 다섯 살 때 노래를 시작했고, 2019년 18세 때 세계 유명 재즈 보컬 대회 ‘세라 본 인터내셔널 재즈 컴피티션’에서 우승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2023년 그래미 첫 진출부터 ‘올해의 신인상’을 거머쥐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 부문에서 12년 만에 탄생한 재즈 장르 수상자였다.
조이는 특유의 아름다운 음색과 현대적인 곡 해석이 뛰어난 작·편곡 실력을 갖추고 있는 가수로 사랑받고 있다. 얇은 공기막을 씌운 듯 부드러우면서도 심지가 단단한 그의 목소리는 엘라 피츠제럴드, 세라 본, 빌리 홀리데이 등 재즈 황금기 가수들의 고전적인 기품을 엿보게 한다. 조이는 “재즈의 황금기를 만든 영웅들의 음악을 단순히 복사하기보단, 그 안에서 나만의 음악을 찾아 발전시키는 것이 그들의 유산을 더욱 존중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뉴욕 출생인 그는 “베이시스트인 아버지를 비롯해 음악인이었던 삼촌과 고모를 따라 일요일마다 교회, 브로드웨이 극장 등에서 음악을 들었고, 필라델피아의 가스펠 그룹 활동을 했던 조부모도 제 음악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최근 발매한 사마라 조이의 3집은 자신만의 길을 찾는 과정에서 탄생한 결과물이다. 그는 이 앨범에 실린 ‘Peace of mind/Dreams Come True’가 “처음 시도한 오리지널 곡이자 최근 내 소감을 대변한 노래”라며 “2집이 너무 크게 성공해 그 이후 쏠린 관심이 내성적인 제 성격에는 부담이 되기도 했고, 어떻게 음악을 해야 할까란 질문으로 이어졌다. 그에 대한 답과 같은 앨범”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이 탄 그래미 5관왕에 대해서도 “어떤 뮤지션은 이런 상을 받고 관객들이 원하는 음악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낄 수 있겠지만, 나는 자신을 믿고 더 과감한 음악 스타일을 추구하라고 지지해주는 상으로 느꼈다”고 했다.
그에게 ‘재즈’는 “끊임없이 더 나은 성장을 찾게 하는 즐거움”이다. “진부하게 이야기하고 싶진 않지만, 유명해지는 것에만 만족하면 시작하기도 전에 끝나기 쉽습니다. 계속 연습하고, 나만의 예술적인 부분을 만족시키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