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17·18대 국회의원 재직 당시 자신의 정치 자금 후원회에 친동생 원모씨를 채용한 것으로 29일 드러났다. 원씨는 이렇게 8년간 후원회에서 급여 명목 등으로 최소 2억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실은 29일 “선거관리위원회 자료를 확인한 결과, 원씨는 원 후보자가 재선 의원이던 2004~2008년 후원회에 재직하면서 매달 200만원 안팎의 인건비와 명절 상여금 등으로 8878만원을 타갔다”고 밝혔다. 원씨는 원 후보자가 3선 의원이던 2008년∼2012년에는 후원회 회계책임자 등으로 일하며 인건비와 상여금, 교통비 등으로 1억132만원을 받았다. 2004~2012년까지 총 8년간 원씨가 원 후보자의 후원회에서 일하며 최소 2억원 상당의 금전적 이익을 얻었다는 것이 민주당 주장이다.
이와 관련, 원 후보자 측은 “원 후보자의 여동생이 후원회에서 일한 사실이 있다”면서도 “의원 후원회 직원은 공무원이 아니다. 공무원인 보좌관을 채용한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 당시 개인 후원회 직원으로 채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법적으로도 의원 후원회에 가족을 두는 것을 제한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에선 “정치자금 관리를 가족에게 맡기고 급여까지 준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천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원씨가 ‘오빠 찬스’로 8년 동안이나 후원회에서 일하며 금전적 혜택을 받은 것 아니냐”면서 “원 후보자는 동생 원씨에게 어떤 사유로 인건비를 지급했는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