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9일(현지 시각)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단검이라는 뜻)’로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 도시 오데사를 타격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오후 10시쯤 러시아군 Tu-22 폭격기에서 킨잘을 포함한 3발의 순항미사일이 발사되었으며, 근처 해상에서도 오데사를 향해 P-800 오닉스 순항미사일 4발이 발사됐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브라추크 오데사 지방군사령부 대변인은 “러시아 미사일 7발이 쇼핑센터와 창고를 공격했고, 또 다른 3발의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이 호텔 등 관광 시설을 겨냥했다”고 했다.
오닉스 미사일 또한 러시아 해군의 초음속 대함 순항미사일이다. 당시 오데사를 방문 중이던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러시아군의 이번 공습에 황급히 방공호로 대피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러시아가 이번 전쟁에서 킨잘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지난 3월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서부 이바토프란키우스크주의 델라틴에 있는 미사일, 항공기용 탄약 저장 시설을 타격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지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루마니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역이어서 러시아가 서방 국가들을 상대로 최첨단 무기를 동원한 무력 시위를 벌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킨잘 미사일은 2018년 3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신형 무기 중 하나로 최고 속도가 마하 10인 극초음속 장거리 미사일이다. 푸틴 대통령은 당시 킨잘을 소개하면서 “음속의 10배 속도로 비행하며 방공 시스템을 무력화하는 ‘이상적인 무기’”라고 말했었다.
킨잘은 항공기를 통해 공중에서 발사된 뒤 자체 추진체를 이용해 초고속으로 비행할 수 있으며 핵탄두와 재래식 탄두를 모두 탑재할 수 있다. 특히 레이더의 추적을 따돌리는 탐지 회피 기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가 킨잘을 실전에서 직접 발사한 것은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이 처음이다.
한편 주요 전선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공방전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우크라인스카프라브다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북동부 제2의 도시 하르키우 주변에서는 러시아군이 보급로를 확보하기 위해 북쪽으로 이동하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남동쪽 국경 마을인 몰로도바를 러시아군으로부터 탈환했다고 CNN 등 외신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