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보>(174~202)=지난 26일 막을 내린 LG배 국내 선발전서 아마추어 대표들의 성적은 저조했다. 7명 중 김정선(32), 신현석(29), 최원진(23), 김승구(16) 등 4명이 1회전을 통과했을 뿐 김사우(21), 김윤태(18), 서윤서(17)는 첫 판부터 프로의 벽에 막혔다. 아마 예선 직후 입단한 최정관(18)도 프로 데뷔전을 놓치며 안정기의 본선 16강 신화(2015년) 재현에 실패했다.
우변의 맛이 없어진 이상 이제 174~177은 당연한 마무리 수순. 이대로 가면 백의 승리다. 그렇다면 흑은 마지막 승부수를 날려야 하지 않을까. 과연 14세 소년 검객 조상연은 183으로 젖혀 최후의 칼을 뽑았다. 하지만 최원진은 노련했다. 187 때 188이 정확한 응수. 193에 차단해 오자 태연히 194로 좌상 대마를 살린다. 수를 낼 테면 내 보라는 표정이다.
198이 또한 침착 무비한 일착. 자칫 이 수로 참고도 1로 잡았다간 멋지게 걸려든다. 8까지 필연의 수순 후 A와 B를 맞보기로 흑이 두 눈을 내는 기막힌 수단이 숨어 있는 것. 여기에 이르러선 백이 승리를 향한 마지막 장애물을 넘어섰다. 202로 상변 초토화 작전이 무산되자 더 둘 곳이 없어진 흑이 깨끗이 돌을 거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