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심야 택시 승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심야 전용 택시 운영 시간을 확대해 택시 공급을 3000대 늘리는 대책을 추진한다고 4일 밝혔다.

서울시가 4월 20~26일 심야 시간대(오후 11시~다음 날 오전 2시) 택시 수요와 공급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필요한 택시는 하루 평균 2만4000대였지만 실제 운행 차량은 2만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약 4000대가 부족한 셈이다. 이에 시는 심야 전용 택시 2700대, 법인택시 300대를 각각 확대해 심야 택시 공급량을 3000대 늘리기로 했다.

심야 전용 택시는 심야 시간대(오후 9시~다음 날 오전 9시)에만 운영하는 개인택시로, 개인택시 3부제와는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 3부제는 이틀 운행 후 하루 쉬지만 심야 전용 택시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주 6일간 운행한다. 현재 2300여 대가 운행 중이다.

시는 우선 심야 전용 택시 운영 시작 시간을 오후 9시에서 오후 5시로 앞당겨 4시간 연장하기로 했다. 운행일도 주 6일에서 주 7일로 확대했다. 시 관계자는 “오후 9시에 운행을 시작하면 퇴근 손님을 태울 수 없지만 오후 5시로 앞당기면 퇴근 손님을 태울 수 있다”며 “수익이 늘면 심야 전용 택시로 유입되는 개인택시가 늘 것”이라고 했다. 서울개인택시조합 관계자는 “3부제의 경우 이틀 운행하면 하루 쉬어야 하는데 심야 전용 택시의 경우엔 제한 없이 매일 운행할 수 있어 개인택시 사업자에게는 유리하다”고 말했다.

시는 개인택시 유입을 촉진하기 위해 개인택시 중 심야 전용 택시로의 조 변경 신청을 현재 ‘한 달에 한 번’에서 상시 허용키로 했다. 또 택시업계와 협의해 법인택시 300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변경해 심야 시간대 택시 공급량을 늘리기로 했다. 앞서 시는 심야 택시 공급을 늘리기 위해 지난달 20일부터 오후 9시~다음날 오전 4시까지 개인택시 3부제를 일시적으로 해제했다.

그러나 이 같은 대책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공학과 교수는 “당장 급해서 내놓은 정책으로 안 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미흡한 감이 있다”며 “개인택시 기사들은 고령자가 많아 심야 운행을 꺼리는데 운행 시간을 늘린다고 해서 심야 택시가 얼마나 늘지 미지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