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봉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

이명은 외부 자극이 없는데도 귀에서 불쾌한 소리가 들리는 현상이다. 바람 소리, 벌레 우는 소리, 기계 소리 등 다양한 소리로 들린다. 이명이 일시적이면 문제가 없지만, 지속되는 경우에는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불면증을 일으키는 등 삶의 질을 현저히 낮춘다.

이명의 발생 기전은 아직 정확히 모르나, 귀 안쪽(내이) 신경이나 혈액 순환에 이상이 있거나, 청각을 관장하는 중추신경 이상을 원인으로 추정한다. 최근 영국의학회지 오픈판에 이런 이명과 관련된 흥미로운 연구가 발표됐다. 음식 섭취와 이명의 관계를 종합 분석한 연구다.

연구팀은 음식 섭취와 이명의 관련성을 조사한 연구 8편을 종합하여, 총 30만1533명을 대상으로 섭취한 음식 종류와 이명 발생의 관련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과일을 섭취하는 경우 이명 발생이 35.1% 적었으며, 유제품은 17.3%, 커피는 10.2%, 식이 섬유는 9.2%, 낮았다. 이에 반해서, 생선류, 육류, 달걀, 지방, 마가린, 당분, 탄수화물, 단백질은 이명 발생을 줄여주지 못했다.

과일이나 커피는 강력한 항산화 효과 및 항염 효과를 보이는 다양한 폴리페놀을 함유하고 있어서 귀 안의 혈액 순환을 개선함으로써 이명 예방에 효과적일 것이다. 식이섬유는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고, 유제품과 함께 귀 안의 미세 혈관 기능을 높임으로써 이명에 유익한 효과를 낼 것으로 추정된다.

이명은 정확한 원인을 알기 힘든 경우가 많고, 확실한 치료약도 아직 없어서 대증적 치료제에 의존한다. 이명 예방에는 가능한 한 스트레스 피하기, 평소에 다양한 과일을 즐겨 먹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