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에 미키 마우스가 나타났다. 금속 조각 위에 올라선 미키 마우스가 연못 위를 씩씩하게 걸어가고, 돈덕전에 전시된 십장생도 병풍 속에선 미키와 친구들이 한복 입고 궁궐을 누빈다.
서울 중구 덕수궁에서 디즈니 특별전 ‘미키 in 덕수궁: 아트, 경계를 넘어서’가 열리고 있다. 디즈니 캐릭터인 미키 마우스와 친구들이 왕실 유산과 어우러지는 모습을 한국 젊은 예술가들의 시각으로 엮어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가 지난 6월 국가유산청과 협약을 맺은 뒤 선보이는 첫 번째 결실이다.
우나영 작가(필명 흑요석)가 십장생도에서 영감을 받은 ‘미키장생도’는 미키와 친구들이 궁궐을 거닐며 한국 문화를 체험한다는 스토리다. 작가는 “100년 전 증기선을 타고 한국에 도착한 미키를 흑백으로 표현했고, 이후 세월이 흘러 현대의 미키와 친구들이 경복궁 근정전 앞에서 셀카를 찍는 모습 등을 만화처럼 컷을 나눠 6폭 병풍으로 담았다”고 했다. 대한문 인근 연못 ‘연지’에는 강재원 작가가 새를 형상화한 금속성 표면의 조각 위에서 미키 마우스가 걸어가는 듯한 조형물을 설치했다.
장진승 작가는 국가무형유산 단청장 이수자인 안유진과 협업해 미키의 손으로 수어를 표현한 작품을 내놨다. 장갑을 낀 미키의 손에 한국의 단청 무늬를 입혀 전통과 세련되게 결합했다. 질 첸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소비재사업부 총괄은 개막식에서 “K콘텐츠와 K팝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이 문화 교류의 중심지가 된 지금, 디즈니의 ‘마법’을 선사할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전시는 10월 20일까지. 무료(덕수궁 입장료 1000원 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