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이 이렇게 바쁜 줄 몰랐어요. ‘극한 직업’이 따로 없네요.”
11일 만난 이순희(63) 서울 강북구청장은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이 구청장은 민주노총 산하 강북구 도시관리공단 노조의 불법 파업에 강경 대응했다. 작년 11~12월 구청을 점거하는 등 불법 파업을 벌인 노조는 지난달 20일 천막과 현수막을 자진 철거했다. 거의 5개월 만이었다. 그는 “인내심을 갖고 법과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 구청장은 낙후한 강북구 개발을 강조하며 신강북선 유치, 고도 제한 규제 완화, 재개발·재건축을 역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작년 지방선거에서 네 번 출마한 끝에 구청장이 됐다.
-노조원에게 폭행을 당해 입원도 했는데.
“다리와 어깨에 전치 3주 부상을 입어 일주일 입원했다. 파업은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도시관리공단 노조는 작년 11월 파업 하루 만에 구청을 불법 점거했다. 고용노동부도 구청이 교섭 대상이 아니라는데, 선출직 구청장을 압박한 것이다. 직원 복지 요구는 모두 들어줬지만 수당 신설은 정부 가이드라인을 넘어서는 과도한 요구였다. 불법을 강요하는데 타협하면 좋지 못한 선례를 남길 것 같아 원칙을 지켰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올바른 노사 관계가 형성되길 바란다.”
-신강북선 유치 등 ‘지역 개발’을 강조한다.
“강북구는 재정 자립도가 서울 25구 중 가장 낮다. 65세 이상 인구도 27%로 가장 많다. 상대적으로 낙후한 지역이어서 개발이 필요한 것이다. 그 핵심이 경전철이다. ‘노·도·강(노원구·도봉구·강북구)’을 통과하는 신강북선은 강북구 개발에 꼭 필요하다. 올해 서울시가 추진하는 ‘도시철도망 변경 계획 용역’에 꼭 반영되도록 할 것이다.”
-북한산 고도 제한은 뭐가 문제인가.
“북한산은 수도권 명소이지만 강북구 주민들은 고도 제한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 최고 7층(20m)까지밖에 건물을 못 짓다 보니 재개발이 사실상 어렵다. 주택 슬럼화가 심각하다. 북한산 주변에서 규제가 남아 있는 곳은 강북구, 도봉구뿐이다. 은평구도 북한산 자락이지만 15층까지 아파트를 올렸다. 우리도 15층까지 지을 수 있게 고도 제한을 풀어달라고 서울시에 건의 중이다.”
-’빌라 관리 사무소’를 처음 도입했다.
“강북구에는 낡은 빌라가 많다. 아파트와 달리 주차, 청소 등 관리가 제대로 안 된다. 그래서 빌라에도 관리 사무소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빌라 관리 매니저’도 투입해 쓰레기 분리수거, 주차 관리 등을 한다. 매니저는 구청의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구한다. 지난 3월 예산 7800만원을 들여 번1동에서 시범 사업을 시작했는데 동네가 훨씬 깨끗해졌다. 원하는 빌라가 많아 임기 내 모든 동으로 확대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