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지난 7일부터 신청을 받기 시작한 주택용 에너지 캐시백이 지난 17일 20만 가구를 돌파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시범 시행을 시작한 에너지 캐시백은 올 상반기까지 누적 참여가 5만2490가구에 그쳤지만, 올 하반기 접수를 시작한 지 11일 만에 20만 가구를 웃돌고 있는 것이다.
신청 가구는 앞으로 더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달까지는 청구서에 포함된 QR 코드 스캔, 포털 사이트 검색, 모바일앱 ‘한전:ON’ 등 온라인으로만 신청할 수 있지만, 7월 중으로 가까운 한전 사업소를 방문해 신청하는 방법도 추가할 예정이다. 한전은 오프라인 접수와 관련한 구체적인 공지 내용은 한전 블로그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한전:ON 등을 통해 알리기로 했다.
◇10% 줄이면 작년보다 월 1000원 아껴
에너지 캐시백은 주택용 고객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에너지 소비 절약 의식을 높이고,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다. 전기 사용량을 줄이면 기준에 따라 기본 캐시백과 신설된 차등 캐시백을 받는다.
기본 캐시백은 과거 2개년 같은 달과 비교해 3% 이상 소비량을 줄인 가구가 검침일이 같은 동일 지역본부 내 참여자의 평균 절감률 이상을 달성하면 절감률 30% 한도로 1kWh(킬로와트시)당 30원을 돌려받는 제도다. 올 7월부터는 지난 2년 같은 달 평균 대비 5% 이상 절감하면 절감률 30%를 한도로 kWh당 30~70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는 차등 캐시백도 도입된다. 기본 캐시백과 달리 차등 캐시백은 같은 지역 참여자의 평균 절감률을 고려하지 않는다. 다만 내년부터는 현행 3단계(30원, 50원, 70원)인 차등 캐시백이 2단계(30원과 50원)로 조정된다.
캐시백이 kWh당 최대 100원까지 확대되면서 전기 소비 절감에 따른 혜택도 커졌다. 예를 들어 지난해 여름철(7~8월) 4인 가구의 월평균 전기 사용량인 427kWh를 쓰는 가구의 경우, 올여름 캐시백을 포함해 최대 5만원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지난해 여름철 월 427kWh를 사용한 가구의 전기요금은 6만6690원이었다. 올여름 같은 용량을 사용한다면 작년 3분기 이후 요금 인상을 반영했을 때 월 전기요금은 작년보다 1만3840원 늘어난 8만530원을 내야 하지만, 에너지 캐시백에 가입해 사용량을 줄이면 오히려 부담이 줄어든다. 10%를 줄이면 캐시백 3900원에다 전기 사용량 절감에 따른 요금 감소액(1만1180원)이 합쳐지면서 1만5080원을 줄일 수 있다. 이에 최종 요금은 6만5450원으로 작년보다 1000원을 덜 내게 되는 것이다.
사용량을 20%인 86kWh를 줄이면 3만2130원만큼 부담이 줄어들고, 최대 한도인 30%까지 사용량을 줄인다면 캐시백과 요금 감소액을 합쳐 4만8760원을 아끼면서 전기 요금은 작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3만1770원이 된다.
◇가족 누구나 신청 가능
주택용 전기를 사용하는 일반주택, 아파트 등에 거주하는 개별 가구면 주민등록표상 구성원 중 한 명이 신청할 수 있다. 에너지 캐시백은 그동안 현금이나 기부, 전기요금 차감 중 고객이 선택한 방식에 따라 반기 단위로 지급했지만, 오는 7월분부터는 다음 달 전기요금에서 바로 차감해준다. 한전 관계자는 “올 상반기까지 제도를 시행한 결과, 반기 단위 지급은 피드백이 느려 소비 절약 의욕을 떨어뜨린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7월 분부터는 다음 달에 바로 보상하는 것으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본래 신청일이 속하는 해당 달부터 적용하는 게 원칙이지만 올 7월 분에 한해서는 6월부터 미리 신청을 받고, 8월 31일까지 신청한 고객도 소급 적용한다. 7월부터 제도가 확대됨에 따라 신청이 집중될 것을 우려해 기간을 앞뒤로 늘렸다. 9월부터 신청한 고객은 신청일이 속하는 달부터 에너지 캐시백에 참여할 수 있다.
한전은 에너지 캐시백과 함께 하루 1kWh 줄이기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에너지의 90% 이상을 수입하는 우리나라에 에너지 절약은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 자원”이라며 “형광등을 LED 조명으로 교체하고, 사용하지 않는 전자제품 플러그 뽑기, 빈방 조명 끄기 등을 통해 하루 1kWh를 줄이면 한 달 전기요금 7800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