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고교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전국고교선수권 결승은 프로 산하 유스팀과 스포츠클럽팀의 맞대결로 펼쳐진다.
수원 매탄고(프로축구 수원 삼성 유스팀)와 평택진위FC(클럽팀·이하 진위)는 25일 오후 5시(스카이스포츠 중계) 경남 창녕스포츠파크 4구장에서 제77회 전국고교축구선수권대회 겸 2022 전국고등축구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대한축구협회·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 공동 주최) 패권을 놓고 맞붙는다.
◇유스 최강 매탄 VS 유스 킬러 진위
최근엔 프로구단의 체계적 지원을 받는 유스팀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비(非)유스팀의 이 대회 우승은 2016년 보인고가 마지막이다. 이후 매탄고, 포항제철고(포항스틸러스 유스팀), 전주영생고(전북현대 유스팀) 등이 번갈아 정상을 차지해 왔다. 클럽팀과 학원팀은 유스팀에 번번이 미끄러졌다. 작년 대회 4강팀도 모두 유스팀이었다.
올해는 달랐다. 4강까지 남은 유스팀은 매탄고가 유일했다. 매탄고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부터 준결승까지 7전 전승으로 유일한 전승팀이다. 반면 진위는 유스팀 킬러다. 진위는 16강에서 오산고(FC서울 유스팀)를 승부차기 끝에 잡았고, 8강에서 작년 우승팀 전주영생고를 상대로 4대1 완승을 거뒀다. 유스팀을 차례로 잡으며 기세가 올라있는 진위를 상대로 매탄고가 유스팀 자존심 지키기에 나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매탄고는 이번 대회 7경기에서 단 2골만 내줬다. 출전팀 중 실점이 가장 적다. 올해 초 경기 평균 1.5골을 내줄 정도로 수비가 약했는데, 스리백(최종 수비 3명) 전술로 변경하면서 수비가 탄탄해졌다. 상대 역습을 차단하면서도 좌우 측면 공격을 활발히 해 대회 23골로 폭발적인 득점력을 선보였다.
진위도 이번 대회에서 22골을 터뜨리는 등 공격력이 매탄고에 뒤지지 않는다. 2020년 천안제일고에서 전학한 학생들이 중심이 돼 창단한 진위는 이듬해인 2021년 금석배에서 31득점 무실점으로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골 결정력을 앞세워 2021년 전국대회 3관왕에 이어 올해 두 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중거리 슈팅 문형진, 힘 좋은 정재상
매탄고를 결승에 올려놓은 선수는 미드필더 문형진이다. 그는 23일 용인축구센터덕영과의 4강전에서 경기 종료를 20초 남기고 2대1 승리를 결정짓는 오른발 중거리 골을 뽑았다. 자신의 강점인 중거리 슈팅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문형진은 중학교 때만 하더라도 수비수였다. 하지만 고교 진학 이후 공격력이 점점 물오르며 미드필더로 기용됐고,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공격·수비에 모두 기여하고 있다. 양발을 다 사용해 공격 시 벼락같은 중거리 슈팅을 때린다. 매탄고 수비에는 심준보가 있다. 제공권 장악에 능하고, 패스 능력이 뛰어나 팀 공격의 출발점이 된다.
진위의 공격엔 스트라이커 정재상이 앞장선다. 힘이 좋아 경합에 능한 정재상은 장훈고와의 준결승에서 홀로 수비 둘을 제치고 선취골을 뽑았다. 힘, 스피드, 결정력이 모두 어우러진 완벽한 골이었다. 오른발이 주발이지만 왼발 슈팅도 능하고, 몸이 탄탄해 부상도 적다. 개인 기량이 뛰어나니 코치진이 ‘욕심을 더 가지고 슈팅을 하라’고 주문할 정도다. 진위 미드필더 최우진은 올해 초반 허벅지 부상으로 경기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 토너먼트를 거치며 기량을 끌어올렸다. 드리블·패스 능력이 좋아 공격 찬스를 꾸준히 만들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