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5차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로 확정된 뒤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뉴스1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의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되면서 ‘범보수 후보 단일화’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김문수 후보는 무소속 예비 후보로 등록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후보 단일화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김 후보는 이날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56.53% 득표율로 한동훈(43.47%) 전 국민의힘 대표를 누르고 당선됐다.

"후보 되면 다시 올게요" 15년전 약속 지켰다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첫 지역 일정으로 4일 경기 포천 장자마을(한센인 마을)을 방문해 주민이 준비한 꽃다발을 받고 있다. 장자마을은 한센인들이 운영하던 무허가 염색공장을 김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 섬유산업단지로 조성한 마을이다. 2010년 김 후보는 이곳에서 이틀간 머물며 '대통령 후보가 되면 다시 방문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최종국 장자마을 대표는 "광역지자체장이 여기 오신 건 처음이었다. 약속을 지켜 다시 오신 것에 너무 감사드린다"고 했다. /남강호 기자

김 후보는 후보 수락 연설에서 ‘반(反)이재명 연대’를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 이재명 세력의 집권을 막기 위해서라면, 어떤 세력과도 강력한 연대를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민주당을 겨냥해 “국회가 대통령을 끌어내고, 법원과 헌법재판소까지 지배하며 삼권분립을 파괴하고 있다”며 “이 사람들이 정권을 잡는다면 끔찍한 독재가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낡은 1987년 체제를 바꾸는 개헌을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김 후보는 헌재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리자 지난달 8일 장관직을 사임하고 대선 도전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4일 김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대선 후보 단일화 추진 기구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한덕수 후보 등 범여권 진영의 후보 단일화 협상을 개시한다는 의미다. 양측은 먼저 실무 협상을 진행하고 김·한 후보가 직접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단일화 시기 등을 놓고 진통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범보수 진영에 ‘반(反)이재명 빅텐트’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대선 후보 등록일(10~11일) 이전에 타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후보는 당내 경선 때인 지난달 27일 “(한 전 총리가 출마하면) 제가 즉시 찾아뵙고 신속하고 공정한 단일화를 성사시키겠다”고 했다. 또 후보로 선출된 다음 날인 4일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 시점에 대해 “너무 늦지 않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있다”며 “최대한 감안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래픽=박상훈

한 전 총리 측은 지난 3일 이양수 국민의힘 사무총장에게 연락해 “단일화 관련 규칙을 비롯한 모든 사안을 국민의힘에 일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한 전 총리는 4일 채널A 인터뷰에서 “단일화 대화에 아무런 조건이 없다. 무조건 다 받아들일 것”이라고 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5차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로 확정된 뒤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국민의힘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