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무기용 고폭 실험장인 평안북도 구성시의 ‘용덕동 핵시설’이 최근까지 가동 중인 정황이 포착됐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 매체 ‘분단을 넘어’는 1일(현지 시각) 보고서에서 올해 1월 10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과거 사진과 비교 분석한 결과 용덕동 핵시설 주변 건축물의 증개축이 이뤄지고 있고 인원·차량의 이동 정황도 포착됐다고 밝혔다.
용덕동 핵시설은 영변 핵시설에서 북서쪽으로 46㎞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위성사진에는 2023년 하반기와 비교해 일부 소형 주택이 철거되고 대형 온실 2채가 추가되는 등 노동자 생활에 필요한 시설을 마련하는 움직임이 보였다. 시설 동쪽 주거 구역의 경우 26채의 주택 구조물과 대형 영빈관 등이 있고, 이전에 소형 정원이 있던 자리에는 다른 정원과 기념 공간이 마련되는 등 조경 작업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북쪽에는 작업장 공간이 추가됐다고 한다.
고폭탄 실험 구역의 경작지에서는 폭발구와 유사한 소규모 구덩이도 2곳이 눈에 띄었다. 앞서 2002년 3월 촬영된 같은 시설의 위성사진에서는 비슷한 위치에서 고폭탄 실험의 결과로 보이는 폭발구 11개가 한꺼번에 포착됐었다. 이번에 포착된 구덩이가 고폭탄으로 형성된 폭발구인지, 작물 재배 등 농업 활동으로 인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한다.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에 가입한 1985년 이후부터 용덕동 핵시설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폭탄은 핵무기에서 핵물질의 핵분열 반응을 유도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보고서는 용덕동 핵시설에 대해 “핵무기 고폭탄 기폭장치의 설계·부품 실험 용도로 운영 중인 북한 내 유일한 시설”이라고 했다.
앞서 국방부는 2015년에 이 시설에서 고폭탄 기폭장치를 100여 차례 실험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발표를 했었다. 보고서는 이 분석을 토대로 북한의 고폭탄 실험 횟수가 최근 150여 차례까지 늘어났을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