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0일 독일 베를린의 한 지하철역에서 한 사람이 베를린의 공공교통회사 BVG가 출시한 독일 전역에서 사용가능한 한 달 짜리 9유로 티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로이터 뉴스1

독일 정부가 한 달에 9유로(약 1만2000원)만 내면 전철과 버스, 트램 등 모든 대중교통 수단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초특가 대중교통 카드(티켓)를 내놓는다. 일간 프랑크푸르트알게마이너 등 독일 언론은 20일(현지 시각) “19일 독일 연방 하원에서 ‘9유로 티켓’ 법안이 통과됐다”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파격적인 대중교통 여행이 가능해졌다”고 전했다.

이 티켓은 오는 6월 1일부터 8월 말까지 석 달간 유효한 한시적 특별 상품이다. 독일 연방정부는 “특정 지역뿐만 아니라, 독일 전국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노선버스와 트램, 지하철(U-Bahn) 등 시내 교통은 물론, 인근 도시를 잇는 전철(S-Bahn)과 완행 지역 철도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고속철도와 특급열차, 고속버스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대중교통을 무제한으로 탈 수 있다.

이 티켓은 23일부터 독일 전국의 400여 기차역과 5500여 철도 티켓 자동판매기에서 구입할 수 있다. 두 달짜리는 18유로, 석 달 내내 쓸 수 있는 것은 27유로다. 가디언 등 영국 매체는 “베를린 지역의 가장 저렴한 전철 월 정액권(63유로·약 8만5000원)의 7분의 1 가격”이라며 “싼 가격에, 독일 전국에서 쓸 수 있어 벌써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 정부는 이 특별 티켓 도입으로 독일 철도(도이체반·DB)와 지역 운수 업체들이 보게 될 손실을 메우기 위해 25억유로(약 3조400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또 이미 월간 정액권을 구매한 시민에게 환불 및 차액 보전을 해 주기로 했다. 독일 교통부는 “급등한 유류비로 인한 생활비 부담을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해 에너지 절약과 온실 가스 배출도 줄이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독일 내 휘발유 가격은 현재 1L당 2유로대로, 올 들어 30% 이상 올랐다.

올여름 독일 여행을 계획하는 해외여행자들도 9유로 티켓에 큰 관심을 보일 전망이다. 프랑스 BFM TV는 “젊은 배낭여행객들이 프랑스나 이탈리아 대신 독일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