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디 리네르(35)가 유도 남자 최중량급인 100kg 이상급에 이어 단체전 금메달을 프랑스에 안겼다. 지난 2일과 3일 샹드마르스 경기장 관중석을 가득 메운 프랑스 팬들은 “테디! 테디!”를 연호하며 열광적인 성원을 보냈다.
리네르(203cm 140kg)는 2012 런던, 2016 리우 올림픽 2연패(連覇)와 지난 도쿄 대회 단체전 금메달을 포함해 개인 통산 5개의 올림픽 금메달(동메달 2개)을 걸었다. 카리브해 프랑스령 과달루페섬 태생인 그는 이번 올림픽 개회식에서 최종 성화 주자로 나설 만큼 프랑스에선 국민 영웅으로 사랑받고 있다.
리네르는 2일 100kg 이상급 결승에서 한국의 김민종에 허리후리기 한판승을 거뒀다. 경기 후 패자(敗者) 김민종의 손을 들어 보였다. “아름다운 경기를 펼친 상대를 존중하는 의미”라고 했다.
시상식에선 관중이 모두 일어나 프랑스 국가를 같이 부르며 기쁨을 나눴다. 경기장을 찾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리네르를 껴안으며 축하 인사를 전했다.
리네르는 3일 혼성 단체전에서 화려한 ‘라스트 댄스’를 췄다. 일본과 치른 결승전 세 번째 경기에서 리네르는 사이토 다쓰루를 한판으로 제압했다. 이 경기가 리네르의 올림픽 마지막 순간인 줄 알았지만, 운명처럼 한 경기가 더 주어졌다. 3-3으로 비긴 상태에서 승패를 가릴 골든 스코어 방식의 마지막 경기 대진 추첨을 했는데, 전광판에 남자 90kg 이상급이 뜬 것이다.
리네르는 사이토와 재대결을 펼쳤고, 6분 26초 만에 상대를 다시 한판으로 눕히며 우승을 결정지었다. 2008 베이징 대회 개인전 동메달부터 5대회 연속 입상이었다. 프랑스 팬들은 삼색기를 흔들며 경기장이 떠나갈 듯 환호성을 질렀고, 리네르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매트에 드러누웠다. 이보다 완벽한 피날레는 없었다.
리네르는 “오늘 내 우상에 한 걸음 다가간 것 같아 기쁘다, 내 롤모델은 노무라 다다히로”라고 밝혔다. 일본 유도의 전설인 노무라는 1996 애틀랜타, 2000 시드니, 2004 아테네 대회 남자 60㎏급을 모두 제패해 올림픽 유도 역사상 최초로 3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리네르는 “홈 관중 앞에서 이룬 성과라 더없는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