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러닝 시즌2를 제작한다면 우리가 주인공이 될 겁니다.”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에 아프리카 튀니지 선수 3명이 봅슬레이 종목에 출사표를 던졌다. 조나던 로리미(17), 소피 고르발(15), 베야 모크라니(15). 출전 종목은 1인승 봅슬레이(모노봅)이다.
이들은 대회를 앞두고 지난 3월부터 스켈레톤 국가대표 출신 김준현 전임지도자와 훈련을 시작했다. 지난 7월에는 강원도 평창에서 하계 집중 훈련을 했다. 또 이번 시즌 12차 대회까지 열린 IBSF(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오메가 유스시리즈에 참가하면서 실전 경험을 쌓았다.
로리미와 고르발, 모크라니는 지난달 평창대회에선 영화 ‘쿨러닝’에 실제 감독으로 출연했고, 현재 자메이카 봅슬레이 감독인 패트릭 존 브라운의 특별 지도를 받기도 했다. 1993년 개봉한 ‘쿨러닝’은 1년 내내 여름인 자메이카 봅슬레이 선수들의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 도전기를 그린 영화다. 브라운 감독은 한국 봅슬레이 감독을 역임하기도 했다.
튀니지 선수 중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는 남자 모노봅에 출전하는 로리미. 그는 190cm, 88kg의 다부진 체격에다 어릴 때부터 축구와 하키를 해 운동 신경이 뛰어나 봅슬레이 적응도 빨랐다. IBSF 오메가 유스시리즈 릴리함메르(10월) 8차 대회 4위, 10차 평창(11월) 대회 4위, 12차 인스부르크(12월) 대회 5위에 오르면서 메달권에 육박했다. 로리미는 “튀니지 최초의 동계 청소년올림픽 대표라는 자부심을 갖고 반드시 메달을 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핸드볼 선수 출신 고르발은 “봅슬레이 선수로 다시 태어난 만큼 2024강원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뒤 2026밀라노 동계올림픽에 반드시 출전하고 싶다”고 했다. 모크라니는 “이번 대회에 100% 실력을 발휘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이들은 현재 튀니지로 귀국, 막바지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김준현 전임지도자는 “로리미는 키만 컸지 마른 멸치 같았지만, 체중을 늘리면서 근육질로 바뀌어 상어 같은 존재로 거듭났다”며 “이번 대회 최대 기대주로 성장했다”고 했다.
튀니지 선수의 출전은 평창군과 2018평창기념재단(이사장 유승민)이 추진한 ‘2023 개발도상국 동계스포츠(봅슬레이·스켈레톤·크로스컨트리) 선수 육성 사업’의 결실이다. 재단은 지난 2년 동안 ‘눈 없는 나라’ 청소년 선수를 발굴, 육성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