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만 3세 남자아이가 뭐든 스스로 하기를 어려워해요. 예컨대, 그림 그리기를 제안하면 “그거 못해요. 어려워요” 하고 시도하지 않아요.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요.
A. 만 3세 유아가 되면 영아기보다 언어와 기억력이 급격하게 발달하면서 관계와 대화 속에서 존재하는 ‘자아’를 보게 됩니다. 자아는 자신을 평가 대상으로 삼기도 하는 자기 이해라는 면도 포함하는데요. 외모나 신체적 특성, 욕구나 성격 특성, 타인 관계 등이 해당합니다.
전에는 무엇이든 ‘잘할 수 있다’ ‘나는 최고야’라고 다소 과장되게 자기 능력을 평가했다면, 이 시기에는 때때로 자신이 무언가를 잘하지 못한다고 스스로 평가할 수도 있게 됩니다. 특히 만 3세가 되면 또래와 자신을 비교하며 자아를 인식하게 되는데요. 또래에 비해 자신이 무언가를 잘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거나 스스로 그렇게 느낀 적이 있다면 새로운 것에 자신 없어 하는 행동을 할 수 있어요. 자녀가 “저 그거 못해요. 어려워요” 하는 것은 이런 경험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양육자 처지에서는 조금만 연습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억지로 더 시도하게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이런 행동은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납니다. 일방적으로 지시하거나 “노력해 보라”고 강요하기보다는 자녀가 자신 없어 하는 모습을 이해하고 기다려 주는 태도가 중요해요. 그림 그리는 것을 어려워한다면 우선 그림이 이미 그려져 있는 도장 찍기 등을 먼저 시도하도록 하고, 어떤 형태를 그리게 하는 것보다 붓에 물감을 묻혀 색을 섞어 보게 함으로써 자녀의 흥미를 유발해주세요. 이런 방법으로 점차 새로운 시도를 확장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유아가 실수했을 때 엄격하게 평가하는 대신 중립적 평가를 해주세요. 예컨대, 유아가 알 수 없는 무언가를 그린 뒤에 “나 잘했어?”라고 묻는다면 “무엇을 그렸니? 전혀 알 수가 없는데” “~하면 더 좋겠다”는 반응이 아니라 자녀의 결과물을 자세히 살펴보고 “여기 아래에 작은 동그라미를 많이 그렸구나. 어떤 그림인지 말해 줄 수 있니?” 하고 물어봐 주세요. 유아의 그림을 묘사하면서 자기 그림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도록 질문해 주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이런 양육자의 상호작용은 유아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도록 격려하거나 지지해주는 의미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