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대학생 1000원 아침밥’ ‘100만원 대출’ ‘주 4.5일 근무제’ 등을 내세우며 20대 마음 잡기에 나섰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20대의 여당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지자, 국민의힘은 청년층 마음을 돌리려는 정책들을 서둘러 발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여당에 등을 돌린 20대 지지를 흡수하려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정치권에선 “여야가 양질의 일자리나 주거 마련 같은 구조적 문제 해법을 내놓지 않고 귀에 솔깃한 단기 대책에만 골몰하는 양상”이란 지적도 나온다.

여야는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을 두고 논쟁을 벌였다. 국민의힘 간사인 임이자 의원의 노트북에는 ‘근로시간 개편으로 공짜 야근 근절’이라는 메시지가 붙었고(왼쪽 사진),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의 노트북에는 ‘주 69시간 노동제 대통령은 칼퇴근, 노동자는 과로사’라는 메시지가 붙어 있다(오른쪽)./뉴스1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21일 서울 중구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찾아 돈을 구하기 어려운 취약 계층에게 100만원 한도로 돈을 빌려주는 ‘긴급 생계비 소액 대출’ 추진 현황을 점검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취업을 하지 못한 20대가 소액의 자금을 구하지 못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을 당에서 계속 챙길 것”이라고 했다. 긴급 생계비 소액 대출은 지난해 11월 당정 협의를 거쳐 만들어진 제도로 오는 27일 출시된다.

김 대표는 또 “청년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정책에 반영하겠다”며 ‘청년 대변인’을 선발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19일 고위 당정 협의에서는 대학생들에게 1000원에 아침밥을 제공하는 사업을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1000원 아침밥’은 학생이 1000원을 내면, 정부가 1000원을 지원하고 나머지 차액은 대학이 지원하는 방식으로 올해 전국 41개 대학이 운영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정부의 주 69시간 근무시간제 혼선을 비판하면서 ‘주 4.5일 근무제’를 제안했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청년 세대를 겨냥한 것이다. 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주 69시간제는 폐지하는 게 맞는다”며 “주 52시간제를 기준으로 하되 장기적으로는 4.5일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 4.5일제를 도입한 기업에는 인센티브를 주는 법안을 다음 주 중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취업 후 상환하는 학자금 대출에 대해 일부 무이자 혜택을 주는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재정 부담과 대학 미진학 청년과의 형평성 등 문제를 들며 반대하고 있다. 해당 법안은 현재 국회 교육위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된 상태이지만 민주당은 의석수를 앞세워 강행 처리 의사를 보이고 있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야가 20대의 지속적인 지지를 받으려면 지금과 같이 일시적이고 물질적인 방식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직장과 주거부터 환경, 에너지, 기후, 여성 등 청년 세대가 앞으로 직면할 문제를 근본적으로 다루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