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보>(131~153)=아마추어에게도 출전 문호를 개방하는 프로 기전이 많아졌지만 ‘이변’은 좀체 발생하지 않고 있다. 실력 차이가 엄존하는 데다 대국장 분위기 등도 아마추어들에겐 생소할 수밖에 없다. 수적(數的) 절대 열세도 한몫했을 것이다. 이번 LG배 국가 예선만 해도 출전자 235명 중 아마추어를 대표한 기사 수는 8명에 불과했다.
백 △의 절단에 대한 131은 쌍립자리 급소에 해당하는 정확한 응수. 이 수로 참고도 1에 단수치는 것은 전형적인 속수(俗手)다. 결국 5로 손을 돌려야 하고, 7의 연결이 불가피할 때 8까지 진행되면 자칫 시끄러워질 수 있다. 고수일수록 열세에 빠졌을 때보다 우세할 때 훨씬 더 신중한 법이다. 다 된 밥에 코 빠뜨린 경험을 모두들 한두번 해본 게 아니다.
133으로 튼튼하게 자세를 잡아선 중앙 흑 대마는 안전지대에 들어섰다. 백은 134를 디딤돌 삼아 하변 흑을 위협해 봤지만 송민혁은 말려들지 않고 135, 137의 간명한 수법으로 문을 걸어 잠근다. 아쉬움을 떨치지 못하고 몇 수 더 두어보던 조성호가 153을 보곤 돌을 거두었다. 거대한 상변 백 대마는 끝내 소생하지 못했고 바둑도 단명국(短命局)으로 막을 내렸다.